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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강도윤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에 서 있던 부하를 바라봤다. “이혼 합의서가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봐.” “알겠습니다.” 부하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묘지 앞은 잠시 깊은 정적에 잠겼고 바람이 나무 꼭대기를 스치며 흐느끼는 소리만이 허공에 길게 이어졌다. 새로 맞춤 제작한 묘비가 도착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강도윤은 텅 빈 묘지에 홀로 서 있었다. 그는 얇은 종이를 다시 펼쳐 반복해서 읽었다. “민소정과 오래오래 행복하길 빌게.] 민세희는 그와 어떤 관계도 이어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보였지만 실제로는 간담이 서늘해질 만큼 차가운 말이었다. 그를 아예 다른 여자에게 떠넘기며 자신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린 것이다. 곧 새로운 묘비가 도착했다. 매끄러운 검은 돌 표면에는 ‘민세희’ 세 글자만이 새겨져 있었다. 칭호도 없고 사망일도 없는, 간결함이라기보다는 잔혹하게 보였다. 강도윤은 묘비 앞에 서서 그 세 글자를 묵묵히 바라봤다. 마치 획 하나하나를 눈에 새겨 넣으려는 듯했다. 그는 수없이 그녀의 이름을 적어 왔다. 문서 위에, 초대장에, 그리고 마음 깊은 곳까지.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이런 곳에서 마지막 이별을 맞게 될 줄은 단 한 순간도 상상하지 못했다. 찬바람이 낙엽을 스치며 묘지를 지나가자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조용히 재촉하는 것처럼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치 이 땅과 그 이름을 함께 영혼 깊숙이 새겨 넣으려는 것처럼 오랫동안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그는 몸을 돌려 무거운 발걸음으로 묘지를 떠났다. 한겨울의 을씨년스러운 풍경 속에서 그의 뒷모습은 이상하리만큼 외로워 보였다. 차갑고 공허한 펜트하우스 아파트로 돌아오자, 조사를 마친 부하가 손을 모으고 기다리고 있었다. “강 대표님.” 부하는 문서 사본을 공손히 내밀었다. “이혼 합의서는 실제로 존재합니다. 민소정 씨가 구청에 제출했고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그는 잠시 말을 고르며 강도윤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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