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6장
허가윤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온몸이 차게 식고 표정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무, 무슨 말이야? 이해를 못 하겠어."
"이해를 못 한 거야? 아니면 이해를 못 하는 척하고 싶은 거야?" 나영재의 평온한 물음에서 허가윤은 거대한 압박감을 느꼈다.
양옆에 늘어뜨린 허가윤의 손이 불안함에 옅게 떨렸다.
나영재는 허가윤의 작은 몸짓을 전부 눈에 담았다.
"날 의심하는 거야?" 허가윤은 마음속의 두려움을 억누르며 나영재를 쳐다보았다. "방금 네가 한 말의 의미를 모르겠어. 내가 위암이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겠다면 여기서 옷 벗고 수술한 흉터를 보여줄게."
나영재는 오른손으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왼손은 자연스럽게 옆에 늘어뜨렸다.
핸드폰 액정을 터치하며 나영재는 무감각하게 대꾸했다. "옷 벗을 필요 없어. 지금 바로 검사받을 수 있게 준비해 줄게. 수술을 했는지 안 했는지 검사 결과를 보면 알겠지."
"나 못 믿어?" 허가윤은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직감했다.
동시에 최후의 순간까지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인정하는 순간 끝장이다.
나영재는 시선을 들었다. "네가 믿을만한 사람이야?"
과거에 허가윤의 말을 믿고 안소희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웠다.
조사한 결과가 나영재에게 알려주고 있다. 지금껏 믿어왔던 사람이 자신을 속였다.
그렇다면
이젠 믿을 사람이 없다.
"성 비서가 거짓말을 했을 수도 있잖아." 허가윤은 어쩔 수 없이 비장의 무기를 꺼냈다. 감정에 북받쳐 눈에 눈물이 맴돌았다. "안소희에게 매수를 당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야."
나영재는 인내심이 바닥나는 것을 느끼며 미간을 좁혔다.
허가윤이 또다시 안소희를 들먹였다.
"뭐든 안소희에게 덮어씌우지 말라고 경고했을 텐데?" 나영재는 눈앞의 사람이 낯설게 느껴졌다. "날 다시 찾은 이유가 뭐야?"
허가윤은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눈빛으로 나영재를 쳐다보더니 방으로 걸어갔다.
방문 앞에 멈춰 선 허가윤이 입을 열었다. "영재야, 넌 정말 냉혈한 사람이야."
나영재는 말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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