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3장
안소희는 여전히 동일한 대답을 내뱉었다. "알았어."
안소희의 대답에 서류를 쥐고 있는 나영재의 손아귀에 평소보다 힘이 잔뜩 들어갔다.
현재 자신의 기분을 어떤 말로 설명해야 좋을지 몰랐다.
아주 중요한 무언가가 자신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안소희." 나영재는 안소희를 불렀다.
신호등 교차로 앞에서 차를 멈춘 안소희의 눈동자가 옅었다. "응?"
"전에 있었던 일, 미안해." 나영재 스스로도 이런 말을 하게 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널 단체 폭행하려고 했던 사람, 호텔에서 널 해치려고 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다 알아낼게."
"그럴 필요 없어." 안소희는 이제 그 일들을 개의치 않았다. "과거에 있었던 일은 이혼하는 순간부터 없던 일이 될 테니까."
안소희는 과거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다.
과거의 상처이든 다정함이든 안소희의 신분으로 돌아가는 순간 모든 일들은 그저 과거가 될 뿐이다.
"앞으로 힘든 일 있으면 나 찾아와." 나영재가 한 마디를 보탰다.
안소희의 대답은 변함이 없었다. "필요 없어."
나영재는 할 말이 없었다.
자신과 철저히 선을 그으려는 태도가 분명했다.
지금 같은 때, 아이가 있었다면 안소희도 마음이 약해져 옆에 남아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런 가설을 떠올리며 나영재는 순간 연청원이 눈엣가시 같았다.
우기가 왜 연청원과 이혼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서울에 가면 우기 씨를 잘 숨겨." 나영재가 불쑥 이 말을 꺼냈다. "연청원이 우기 씨가 서울에 있다는 걸 알고 있어."
나영재의 말에 안소희는 멈칫했다.
이야기가 왜 우기에게로 넘어갔는지 어리둥절했다.
안소희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영재가 거짓말하는 것이라 의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서울이 그렇게 큰데 못 찾아."
나영재는 입을 다물었다.
연청원이 우기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안소희는 자신 있게 이런 말을 했다.
안소희가 스스로의 능력을 믿고 있는 것인지, 서도훈과의 관계를 믿고 있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안씨 가문을 믿고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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