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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장

“널 속인 거 알아. 너에게 거짓말도 했고. 그건 인정해.” 나영재는 이 순간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 안소희가 자신을 확실히 이해하게 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한 건 널 잃을까 봐 두려워서 그런 거야. 너의 관심과 걱정시키지 못하게 될까 봐 너무 두려웠어.” 두려웠기에 그는 온 힘을 다해 연기를 했고, 그녀가 좋아만 한다면 어떤 모습이든 연기할 수 있었다. 그는 안소희가 자신을 버릴까 봐 두려웠다. 과거의 나영재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전부 부정할까 봐, 그녀의 세상에 다른 사람이 들어올까 봐, 그로 인해 더 이상 자신은 무시할까 봐 너무나도 두려웠다. “희야.” 나영재는 다정하게 웃었다. “이제 선택해.” 그는 자신이 나약했음을 인정했다. 거절당하기 전까지 그는 자신이 노력만 하면 옆집의 진이준처럼 자랄 수 있다고 스스로를 속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토록 단호하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당한 뒤로는 그는 두려웠고 깨달았다. 자신의 목숨을 빌미로 그녀를 협박해 같이 있지 않는 한 그녀는 앞으로 자신에게서 점점 멀어질 것이란 걸 말이다. 또 어쩌면 그에게는 미래가 없을지도 몰랐다. “허튼 생각하지 마. 네가 바로 그 사람이야.” 안소희는 나영재를 진정시키려 했다. “이런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된 건 너무 오랫동안 고열을 앓아 머리가 다친 데다 기억을 잃어서 그런 거야.” “하.” 나영재는 차가운 냉소를 흘렸다. 그의 멘탈은 이미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여전히 안소희에게 말을 건넸다. “난 그 사람이 아니야. 난 걔가 싫어. 널 아끼지 않아서 싫고 주제를 모르고 오만해서 싫어. 걔의 모든 것이 싫어.” 만약 그였다면 절대로 희야가 조금이라도 다치게 두지 않을 것이고 더욱이 지금 이 지경까지 만들지 않을 것이었다. “나영재….” 안소희도 이 순간은 마음이 답답한 것이 불편했다. “내가 왜 이토록 그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하는지 알아?” 나영재는 안소희가 자신을 기억하기를 너무나도 바라고 있었다. 안소희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왜.” “왜냐하면 널 보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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