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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장

“나랑 올라가요.” “응?” “당신이랑 잘래요.” 안소희는 복수하고 싶었다. 진이준은 안소희가 이런 반응을 보일 줄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 “지금.” 안소희는 이미 복수할 계획을 다 짰다.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 진이준은 안소희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았다. 그녀의 눈빛만 봐도 그녀가 무슨 계획을 하고 있는지 다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이따가 나 안달나게 하고 도망가려고 그러지?” 간파 당한 안소희는 당황했다. ‘이것까지 들킨다고?’ 안소희는 오기가 발동했는지 진이준의 무릎에 올라타 앉았다. 그녀는 진이준을 마주보며 물었다. “그럼 나랑 안 잘 거예요?” “잘거야.” 진이준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느긋하게 말했다. ‘우리 청개구리, 화 난 것 같으니 화풀이는 하게 해줘야지. 아니면 더 걷잡을 수 없어지니까.’ “괜찮다면 여기도 침대가 될 수 있지.” 진이준은 안소희의 허리춤을 안았다. 그의 손은 점점 아래로 내려가 안소희의 엉덩이에 닿았다. “아니면 여기서 해.” 안소희는 허겁지겁 도망갔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안소희는 이 순간,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진이준에게는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조금 전, 진이준이 했던 말은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진이준은 도망가는 안소희의 모습을 바라보며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진이준은 안소희보다 정신력이 강했다. 안소희가 과감하게 하도록 내버려 둘 순 없었다. 게다가 어젯밤에 이미 콘돔도 다 써버렸으니 말이다. 안소희는 방으로 돌아간 뒤, 세 사람만 있는 단톡방에 푸념했다. 안소희에게 줬던 아이디어들이 다 먹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서진: [엄지척이야. 네가 정말로 대장님이랑 자겠다고 할 줄은 몰랐어.] 강서우: [후기 어때?] 이서진: [대장님 좀 해?] 안소희는 갑자기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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