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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하지안은 넋이 나간 채로 병실에 돌아왔다. 딸의 순진한 얼굴을 보는 순간 하지안은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우리 재은이 아파서 당분간은 유치원에 안 가고 여기서 지낼 거야.” 하재은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지안, 나 무슨 병이야?” 하지안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화제를 돌렸다. “유치원 친구들이 안 보고 싶어?” 하재은은 턱을 괴고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말했다. “딱히. 난 울보들과 같이 있는 것보다 지금이 더 좋아. 유치원에 안 가도 되고 늦잠도 잘 수 있고 무엇보다 엄마가 매일 곁에 있어서 너무 행복해.” 딸의 대답을 듣자 하지안은 마음이 덜 괴로웠다. “우리 재은아, 걱정하지 마. 엄마가 꼭 낫게 해줄게.” “응. 믿을게. 지안이 최고.” “알겠어. 늦었으니까 얼른 자.” 딸을 재워놓고 나서 하지안은 고소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 너머로 하지안의 상황을 들은 고소현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내일 우리 회사 전체 직원보고 검사를 받아보라고 할게요. 그리고 제 주변 사람들한테도 부탁해 볼게요.” “사장님, 정말 감사해요. 만약 유전형이 맞는 골수가 있다면 제가 반드시 후하게 보답하겠습니다.” 다음 날 하지안은 혈액 은행에 가서 등기하고 골수 일치 검사를 받았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 하지안도 일치한 골수를 찾기가 힘들다는 거, 지금으로서는 천천히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생은 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일주일 후 원래 활기차던 하재은은 고열이 나기 시작했고 열이 좀처럼 내리지 않았다. 심지어 전신에 출혈이 생기고 입맛도 떨어져 일주일 만에 대여섯 근 가까이 살이 빠졌다. 하지안은 마음이 무너졌다. 그녀는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차라리 자신이 딸의 고통을 대신 받을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안은 어머니가 생전에 늘 하던 말이 떠올랐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고통스러운 시절은 곧 지나갈 거야.”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그녀의 후반 인생은 단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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