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화
검은색 리무진이 도로에서 평온하게 달리고 있었다.
하재은은 차 안에서 얌전히 앉아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구경하며 말했다.
“아저씨, 이 차 너무 부드럽고 편안해요. 비록 우리 엄마 차만큼 재미있진 않지만.”
차동연이 물었다.
“네 엄마는 무슨 차를 모는데?”
“스쿠터.”
“스쿠터가 뭐야?”
하재은은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동연 오빠, 빨리 봐. 저 흰색 차가 바로 스쿠터야. 나한테는 아주 예쁜 분홍색 헬멧도 있어.”
스쿠터를 본 차동연은 멋지게 말했다.
“저거에 비하면 우리 아빠 차가 훨씬 좋지.”
“하지만 아저씨 차는 길이 막히면 움직이지 못하잖아. 스쿠터는 그런 걱정 안 해도 돼.”
하재은은 자랑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매일 아침 유치원에 갈 때마다 엄마는 날렵한 원숭이처럼 차들 사이를 빠르게 비집고 다녀. 아주 짜릿하고 재밌어. 그리고 지각도 안 해.”
차동연은 완전히 말문이 막혀 버렸고 차건우는 눈썹만 살짝 움직였다. 반면 고민석은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그는 자신의 엄마를 원숭이에 비유하는 아이를 처음 보았다.
이내 차는 식당에 도착했다.
의자가 다소 높아 하재은은 짧은 다리로 몇 번이나 올라가려 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하재은은 차건우의 정장 바지 끝자락을 잡고 살며시 흔들며 말했다.
“아저씨, 저 다리가 짧아서 의자에 오르지 못하겠어요.”
차건우는 허리를 굽혀 하재은을 의자에 들어 올렸다.
“다리가 짧으면 좀 있다 많이 먹어.”
마침 웨이터가 음식을 올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식탁 위에 음식이 가득 올랐다.
“와. 이렇게 많아요.”
하재은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아저씨, 저 조금만 먹어요. 이렇게 많이 시키실 필요 없어요. 이게 다 얼마예요... 돈 쓰게 해서 죄송해요.”
차동연은 하재은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괜찮아. 우리 아빠 돈 많아. 이 정도 갖고 거지 되지 않아.”
“고마워요, 아저씨. 동연 오빠도 고마워.”
하재은은 젓가락을 들어 고기를 집었다. 하지만 첫 번째 고기를 차건우의 접시에, 두 번째를 차동연의 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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