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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하지안은 하재은의 말에 싱긋 웃고는 말했다. “얼른 주무세요. 꼬마 아가씨. 이 작은 머릿속에 뭐가 그렇게 많이 담겼어. 얼른 자자.” 하재은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산더미였지만 하지안의 말에 결국 꾹 삼켜버렸다. 그렇게 두 사람은 투닥투닥 장난을 치고는 바로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오후. 하지안은 퇴근 후 하원 시간에 맞춰 하재은과 차동연을 데리고 차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 차동연은 하지안의 가르침에 따라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하재은은 그 옆에서 조용히 레고 놀이를 하고 있었다. 오래간만에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바로 그때,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차동연이 먼저 핸드폰을 슬쩍 곁눈질해 보았다. 핸드폰 화면에는 ‘사장님’이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 전화를 받는 하지안을 보자 차동연은 그녀의 옆에 바짝 붙어 두 귀를 쫑긋 세웠다. “네. 사장님.”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하지안의 목소리에 고소현은 한껏 진지한 척하며 말했다. “퇴근한 지 언젠데 아직도 사장님이에요. 퇴근 후엔 사장님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돼요. 괜히 거리감 느껴지니까. 아니면 하루 종일 일하는 것 같아서 별로예요.” 하지안은 고소현의 말에 잠깐 머뭇거리더니 이내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럼... 소현 씨?” 고소현은 이제야 만족한 듯 웃어 보였다. “좋네요. 이렇게 불러주니까. 내 이름이 이렇게 듣기 좋은 이름이었는지는 오늘 알았네요. 녹음이라도 해서 알람으로 매일 듣고 싶은 정도랄까요. 지안 씨 목소리 들으면 새벽 아침이라도 바로 벌떡 일어날 것 같은데요?” 하지안은 고소현의 너스레에 피식 웃으며 답했다. “그만해요. 민망해질 거 같아요. 태어나서 한 번도 목소리 좋다는 말 들어본 적이 없는데 뭔 알람이에요.” “참. 이제 곧 연휴인데 뭐 따로 계획 짜놓은 거 있어요? 연휴에 뭐 해요?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요?” 하지안은 바로 대답했다. “아뇨. 그냥 집에 있으면서 쉬려고요. 집에서 빈둥거리죠, 뭐.” 고소현은 하지안의 말에 웃으며 물었다. “간만에 연휴인데 집에 있는다고요? 너무 아까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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