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4화
하재은은 얼른 입을 다물고 소리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차건우는 조심스럽게 몸을 기울여 그녀를 다시 침대에 눕히려 했다.
그런데 하지안은 몸에 센서가 달린 것처럼 그가 조금만 움직여도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가지 마... 안고 잘 거야...”
차건우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겨우 어르고 달래 재운 잠을 다시 깨울 수는 없었다.
하재은도 덩달아 겁이 나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저씨, 움직이지 마요. 또 깨면 어떡해요. 오늘은 그냥 엄마랑 같이 자요.”
차건우는 잠시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녀를 흘긋 바라봤다.
“너, 내가 너희 엄마 건들면 어떡하려고?”
하재은은 콧방귀를 뀌며 팔짱을 꼈다.
“흥, 그런 건 꿈도 꾸지 마요. 내가 가운데서 잘 거니까요.”
말이 끝나자마자 하재은은 짧은 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여 침대로 올라왔다. 그녀는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눕더니 당당하게 명령을 내렸다.
“엄마는 왼쪽, 아저씨는 오른쪽. 됐어요, 이제 자요. 저 내일 등원해야 하니까 일찍 자야 해요.”
차건우는 한쪽 눈썹을 올리더니 커다란 몸을 기울여 침대에 누웠다.
그의 팔은 하지안이 꼭 끌어안고 있었고 아이는 당연하다는 듯 그 팔을 베개 삼아 베고 있었다.
차건우는 말없이 숨을 고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정말이지, 그 엄마에 그 딸이었다.
하재은은 이리저리 뒤척이고 있었다. 좀처럼 잠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재은은 그의 팔 위에서 장난스럽게 이리저리 몸을 굴렸다.
“얌전히 누워있어. 얼른 자.”
차건우가 낮게 윽박지르자 아이의 혀가 장난스럽게 삐죽 튀어나왔다.
“나쁜 아저씨. 근데 아저씨는 진짜 잘 수 있어요? 전 잠이 안 와요.”
“잠이 안 온다고?”
“네.”
하재은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더니 환한 얼굴로 말했다.
“아빠랑 엄마랑 같이 자면 이런 기분이군요!”
그 말에 차건우의 마음속 가장 차갑게 굳어있던 한 구석이 불시에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아이는 이내 덧붙였다.
“아저씨, 괜히 오해하지는 마요. 아저씨를 아빠라고 생각한 건 아니니까요. 그냥 느낌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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