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화

눈을 뜬 순간, 마주친 건 남자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었다. 하지안은 감히 그와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고 얼른 눈을 돌리며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어젯밤...” “죄송합니다”라는 말도 꺼내기 전에, 차건우의 낮고 단호한 목소리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딸한테 물어봐.” 이어 그는 저린 팔을 털며, 긴 다리를 그대로 그녀 몸 위로 넘겨 방을 나갔다. 하재은은 코끝을 찡그리며 투덜거렸다. “어젯밤이라니...? 엄마, 진짜 창피하다! 앞으로 술은 절대 마시면 안 돼, 너무 무서워!” “...” 하지안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한 채,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러고는 일어나서 하재은을 안고 욕실로 들어갔다. 원래도 좁은 욕실에 키 큰 차건우까지 함께 있으니, 세 사람은 몸조차 제대로 돌릴 수 없었다. 하지안은 욕실 수납장에서 새 칫솔과 컵을 꺼내 차건우에게 내밀었다. 차건우는 자연스럽게 받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면도기는 없나?” 하지안은 눈썹을 찌푸리며 답했다. “당연히 없죠. 집에 남자가 없는데, 그런 게 어디 있겠어요?” 차건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그 말에 묘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잠시 후, 그가 턱을 잡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찬찬히 살피는 것을 보고, 잠시 생각에 잠긴 하지안은 자신의 눈썹 칼을 건넸다. “자, 먼저 이걸로 정리해요.” 차건우가 그녀를 올려다보며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남자가 없다고 했잖아, 이런 건 준비하지 않았다면서?” 하지안은 어이없다는 듯 눈을 굴리며 대답했다. “이건 눈썹 칼이에요. 눈썹 다듬는 거죠.” 차건우는 잠시 멈칫했다. “눈썹도 다듬어야 해?” “여자는 다 다듬어요. 말했잖아요, 건우 씨는 몰라도 돼요.” 그리고 하지안은 하재은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얼른 세수하고 양치해. 엄마가 아침 준비해 줄게.” 말을 마치고, 그녀는 욕실을 나갔다. 하재은은 키가 작아 세면대에 손이 닿지 않아, 발끝을 들며 간신히 몸을 늘렸다. 차건우는 잠시 하재은을 바라보다가 왼손으로 하재은을 안고, 오른손으로는 수염을 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