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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전화는 한참을 울린 뒤에야 연결됐다. 전화기 너머로는 차분하면서도 어딘가 나른한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보세요?” 그 한마디에 서윤성의 목이 순간 꽉 막혔다. 가슴속에 쌓여 있던 수많은 말이 끝내 나오지 못하고 뭉개졌다. 결국 입 밖으로 새어 나온 건, 울음이 섞일 듯 쉰 몇 마디뿐이었다. “민아야, 나야...” “신문 봤어... 너 잘 지내더라... 네가 잘 지내면 됐어...” “난... 그냥... 네 목소리만... 한번이라도 듣고 싶었어.” 전화기 너머는 오랜 시간 동안 침묵했다. 서윤성은 조민아가 또다시 전화를 끊어 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만큼, 그 시간이 숨 막히게 길어졌다. 그러고서야 조민아가 아주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말투는 물결 하나 없이 평온했지만, 완전히 떠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거리감이 배어 있었다. “윤성아, 다 지난 일이야. 난 너를 용서했어.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야. 나도 이제 내려놓고 새로 살 거야. 그러니까 너도... 너 자신을 놓아줘.” “영원히... 다시는 날 찾지 마.” “뚜뚜...” 서윤성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통화 종료음이 들려왔다. 서윤성은 전화기를 쥔 채 그 자리에 굳어 섰다. 마치 한순간에 바짝 말라 버린 조각상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조민아가 말한 용서는 봐주는 것이 아니었다. 완전히 놓아버린 이별, 미련 한 점 남지 않은 이별이었다. 그건 서윤성이 상상했던 어떤 복수보다 잔인했다. 전화를 끊은 조민아는 곧바로 그 번호를 없앴다. 조민아는 별장 테라스로 나가 달빛 아래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봤다. 바닷바람이 긴 머리칼을 스치며 흩뜨렸다. 조민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가슴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응어리까지 바람에 씻겨 나가는 것 같았다. 이제 조민아는 정말 자유로워졌다. ... 서윤성은 상부에 직접 지원서를 넣었다. 가장 외지고, 가장 험하고, 가장 위험한 변경선 초소에 장기 주둔하겠다고 했다. 그곳은 환경이 거칠고 임무는 고됐고 매 순간이 생과 사의 경계였다. 그런데도 서윤성은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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