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화
문가영은 두 번, 세 번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여전히 받지 않았다.
문가영은 긴장해서 입술을 꾹 말았다.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뱉어낸 문가영은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진수빈이 또 문가영을 잊었다고 말이다.
...
밖에서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고 심해월은 어두운 표정의 문가영을 보면서 걱정스레 얘기했다.
“비가 너무 센데. 내가 데려다줄게. 지금 택시 부르기도 어려울 거 아니야.”
문가영은 거절하지 않고 그저 심해월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연신 했다.
“그럴 필요 없어. 우리는 친구잖아.”
말을 마친 심해월은 작업실의 불을 다 끄고 우산을 펼쳤다.
굵은 빗줄기가 바람과 함께 휘몰아쳤다. 문가영의 옷은 금세 빗물에 젖어 들었다.
그래서 문가영은 가방에서 울리는 핸드폰 소리를 듣지 못했다.
심해월은 문가영을 문씨 가문 별장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문가영은 우산을 들고 힘겹게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휘몰아치는 비바람과는 다르게, 문씨 가문은 밝은 불빛으로 가득했다.
그런 장소에서 옷이 빗물에 젖은 문가영은 아주 불쌍해 보였다.
하지만 문가영은 개의치 않고 거실 쪽에 앉아있는 진수빈을 쳐다보며 물었다.
“수빈 씨, 나를 데리러 오겠다고 했잖아요.”
진수빈의 옷매무새는 아주 깔끔했다. 마치 한 번도 밖으로 나간 적 없는 사람처럼 말이다.”
문가영의 목소리에 진수빈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문가영의 모습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문가영의 피부는 원래부터 하얬다. 하지만 지금은 추워서인지 얼굴이 평소보다 더욱 창백해 보였다.
물에 젖은 눈망울이 원망스러운 듯 진수빈을 쳐다보고 있었다. 미간을 찌푸린 진수빈은 마음이 복잡했지만 이내 덤덤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갑자기 일이 좀 생겼어. 너한테 전화를 했는데 네가 안 받았고.”
말을 마친 진수빈이 문가영에게로 걸어갔다. 그리고 젖은 문가영의 옷을 보면서 자기 외투를 건네주었다.
“입어. 감기 걸리지 말고.”
문가영은 옷을 받지 않았다. 그저 진수빈이 건네는 옷을 보면서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이때 문지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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