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화
진수빈은 집에 대한 요구가 높지 않았다. 이 집도 이미 인테리어가 된 채로 산 것이었다.
만약 문가영이 집을 꾸미는 것으로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면 진수빈은 반대하지 않을 것이었다.
다만 서재의 물건은 중요한 자료이기에 건드리지 말라고 당부할 뿐이었다.
진수빈의 허락을 받은 문가영은 바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
넓은 통유리창 옆에는 푸릇푸릇한 식물 화분을 놓았고 테이블 위에는 예쁜 꽃병에 꽃까지 넣었다.
소파에는 간단한 소파 커버를 씌웠고 티 테이블과 에어컨 리모컨까지도 새로운 모습으로 꾸며주었다.
일을 마치고 서재에서 나온 진수빈은 차가운 분위기의 거실이 갑자기 부드러워진 것을 보고 약간 놀랐다.
진수빈은 그저 미간을 살짝 찌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가영에게 이 일을 허락한 것도 진수빈이니까 말이다.
문가영은 진수빈을 보고 얼굴을 들고 진수빈을 쳐다보았다.
“저 좀 도와줄래요?”
“뭐를?”
문가영이 작은 종을 들고 얘기했다.
“이거 서재 문에 달아도 돼요? 수빈 씨가 일할 때, 수빈 씨가 보고 싶어지면 밖에서 이 종을 흔들게요. 들어가도 되면 알려주고 안 되면 그냥 무시하면 돼요. 어때요?”
진수빈은 문가영이 이렇게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기대 가득한 문가영의 눈을 보면서 거절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했다.
“왜 종이야?”
“종소리가 듣기 좋으니까요.”
문가영은 청력 장애가 있어서 우울한 세상을 살아왔다.
그래서 종소리가 더욱 맑고 아름답게 들렸다.
진수빈은 묵묵히 그 종을 건네받아 서재의 문 앞에 달아놓았다.
다른 건 아니고 그저 전체적인 집 분위기에 맞춰준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문가영에게 집을 꾸미는 것을 허락했으니 이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문가영은 종을 보면서 배시시 웃었다.
“수빈 씨,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처음으로 집을 가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가영은 너무 기쁜 나머지 이 집이 원래부터 진수빈의 것이라는 걸 까먹을 정도였다.
문가영은 이 집에서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데 말이다.
...
집 꾸미기를 완성한 문가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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