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진예은은 문가영의 청력에만 신경을 쓰느라 팔을 다친 것을 몰랐다.
진수빈의 시선이 문가영에게 닿았다. 하얀 피부 위로 새빨간 피가 흐르고 있었다.
진수빈은 차가운 표정으로 담담하게 얘기했다.
“응급실로 가서 상처를 치료받고 가.”
문가영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못 들은 것처럼 말이다.
진수빈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상하게 짜증이 났다.
전에는 문가영이 이렇게 연약하다는 것을 몰랐는데 인제 보니 팔다리도 가늘고 목도 가늘어서 바람불면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 같았다.
진예은은 참지 못하고 문가영을 막아서서 말했다.
“두 분, 아직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진예은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진수빈을 훑었다.
“환자를 향한 관심 반 만큼이라도 가영이한테 줘봐요. 가영이는 보청기를 뺐어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고요.”
진수빈은 약간 흠칫하면서 문가영을 쳐다보았다.
문가영은 진수빈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마치 두렵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문가영은 진예은의 손을 꽉 잡았다. 그건 문가영이 지금 안절부절못하고 있다는 뜻이야.
진수빈은 어두워진 시선으로 물었다.
“왜 보청기를 뺀 거지?”
진예은이 해명하려는데 문가영이 진예은의 손을 잡고 계단으로 내려갔다.
진수빈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진수빈은 문가영을 귀찮아할 것이 뻔하니까 말이다.
진예은은 문가영이 상처를 치료받는 것을 같이 봐주었다. 이윽고 진예은은 회사로부터 호출 전화를 받았다.
[일단 너부터 데려다주고 갈게.]
문가영이 고개를 저었다.
[일단 일 봐. 나는 택시를 타고 가면 되니까.]
하지만 진예은이 반대했다.
[안 돼. 장 교수님이 내가 널 혼자 보낸 걸 알면 나를 아주 크게 혼내실걸?]
그러자마자 문가영의 핸드폰이 울렸다. 문소운이 걸어온 전화였다.
문가영은 핸드폰을 보면서 어찌할 줄을 몰랐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으니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손이 문가영의 눈앞에 나타났다.
진수빈이 가운을 벗고 내려온 것이었다.
그 행동의 뜻은 분명했다. 문가영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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