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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천성 그룹의 성우빈은 문가영이 상상했던 이미지와는 꽤 달랐다. 문지성처럼 냉정하고 단호한 사업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나이도 많지 않고, 오히려 어딘가 아직 소년 같은 느낌이 남아 있었다. 겉모습만 보면 오히려 자신보다 더 어려 보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문가영은 곧 정신을 차리고 약간 긴장한 채로 준비해 온 내용을 또박또박 설명했다. 성우빈의 얼굴에는 별다른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어요. 우리 쪽 팀장이랑 직접 진행하시면 됩니다.” 문가영이 잠깐 당황해서 물었다. “어... 혹시 더 궁금한 거나 추가로 물어보실 건 없으세요?” 성우빈이 천천히 시선을 들어 냉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는 손끝으로 테이블 위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충분히 자세하게 들었어요. 설명 괜찮았어요. 다만, 말이 좀 많으시네요.” “...” 문가영은 말문이 막혔다. 끝으로 성우빈이 덤덤하게 말했다. “문지성 씨한테 내가 부탁한 일은 잊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해달란 건 이미 다 맞춰줬으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바로 통화를 끊었다. 문가영은 한동안 멍하니 화면만 바라봤다. 천성 그룹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기업이었다. 문가영은 이번 일도 한참 애써야 끝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쉽게 풀려버렸다. 문가영은 곧장 문지성을 찾아가 결과를 보고했다. 문지성은 모니터에서 눈도 떼지 않고 말했다. “잘했네.” 문가영은 뭔가 더 할 말이 있었지만 망설였다. 그제야 문지성이 고개를 들어 건성으로 물었다. “뭐 더 있어?” 문가영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 아까 성 대표님께서 꼭 전하라고 하셨어요. 해달란 건 이미 다 맞춰줬으니까 자기가 부탁한 일은 잊지 말아달라고요.” 그 말을 들은 문지성은 잠시 멈칫했다. 이어서 문가영의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성 대표님과 무슨 약속을 하신 거예요?” 문지성은 그녀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고 피식 웃더니 의자에 몸을 기대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성 대표한테 너에게 협상하는 법 좀 알려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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