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8화
하지만 곧 그녀의 캐리어는 진수빈에 의해 닫혔다.
진수빈은 그대로 그녀를 안아 올려 침대에 내려놓았다.
그의 미간은 짙게 찌푸려져 있었고 눈빛 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제대로 얘기 좀 하자. 여민지를 데려온 건 내가 먼저 말한 게 아니야. 지금 병원 상황이 굉장히 안 좋고 환자 가족들도 흥분 상태야.”
진수빈은 잠시 숨을 고르고 참을성 있게 설명을 이어갔다.
“너도 알잖아. 이런 상황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어. 게다가 오정훈은 여전히 여민지를 노리고 있어. 정말 무슨 일이 생기면 누가 책임질 수 있겠어?”
문가영은 조용히 말했다.
“누가 책임지든 저랑은 상관없어요.”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일에 책임져야 할 사람은 여민지 본인뿐이다.
함영희는 대체적인 상황을 단체 채팅방에 올려주었다.
첫 번째는 여민지가 주변의 만류를 무시하고 가장 위험한 수술 방법을 고집했다는 점.
두 번째는 환자를 응급처치하던 중 문제가 생겼다는 것.
이건 어디까지나 그녀 개인의 잘못이다.
문가영은 자세를 바로 하고 진수빈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이 사건이든 여민지라는 사람이든, 저랑은 아무 상관 없어요. 저는 여민지가 낸 실수까지 책임질 생각 없고 앞으로도 저에게 여민지 문제를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진수빈은 말문이 막혔다.
문가영의 눈은 맑고 단호했다.
진수빈은 그 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문가영이 이렇게 단호한 모습을 보는 게 거의 처음이었다.
문가영은 더는 말하지 않고 옷을 챙겨 방을 나갔다.
왜 여민지가 저지른 실수를 다른 모두가 감당해야 하는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감당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날 밤, 문가영은 작은 방에서 잠을 청했고 다음 날 해 뜨기 전 일찍 회사로 향했다.
가는 길에 임슬기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시간 괜찮니? 손서희가 귀국했어. 시간 맞으면 한 번 자리를 마련해 볼게.”
손서희라는 이름에 문가영은 처음엔 기뻤지만 곧 아쉬운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 아침 영주 출장이 있어서 시간 맞추기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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