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2화

무더위가 지난 밤바람은 약간 싸늘하기 시작했다. 차가운 바람과 함께 진수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가영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뜻이에요?” 이 말은 마치 문가영이 여민지한테 무슨 일이 생겼으면 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냥 물어봤을 뿐이에요. 이렇게 저를 의심할 필요 없어요.” 진수빈이 고개를 숙이고 있어 문가영은 그의 표정을 알 수 없었다. 진수빈이 멈칫하다가 말했다. “갈만한 곳을 다 찾아봤는데 아무도 없었어.” 처음에는 여민지가 일부러 숨은 게 아닌가 의심했지만 찾을 수 있는 곳을 다 찾아봤다. 권동해한테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여수진과 권동해의 초조한 모습을 보면 거짓 같지는 않았다. 문씨 가문은 심지어 최근 모든 항공편과 KTX까지 조사했지만 딱히 얻어낸 정도가 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여민지가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권이며 신분증 같은 것도 모두 집에 그대로 있었다. 문가영은 시선을 돌려 진수빈을 더 이상 바라보지 않았다. “그래서 저한테 왜 찾아온 거예요?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진수빈은 멈칫하더니 눈빛마저 어두워진 채 문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민지 때문에 찾아온 거 아니야.” 그저 문가영이 반드시 문씨 가문에 돌아올 거로 생각해서 한번 와본 것이다. 그는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차에 타. 데려다줄게.” 지금은 시간이 늦은데다 문씨 가문 별장이 교외에 있어 택시 타려면 꽤 멀리 걸어야 했다. 게다가 문가영은 오전에 막 영주에서 돌아와서 바쁘게 짐 정리하다 여기로 달려왔으니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도 거절하지 않고 진수빈에게 새집 주소를 알려주었다. 진수빈의 표정은 눈에 띄게 안 좋아졌지만 이상하게도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그저 침착한 목소리로 문가영에게 물었다. “잘 생각해봤어?” 문가영은 대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수빈은 그녀의 청초하고도 단호한 표정을 바라보았다. 그의 마음속에는 마치 실타래가 엉켜있는 것이 괴롭고 불편하기만 했다. 하지만 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