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3화
정말로 오정훈이 관련되어 있는지는 문가영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하지만 설마 그가 그렇게까지 이성을 잃은 짓을 할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
병원에서 벌어진 일이나, 구혜림과의 갈등 같은 건 이제 문가영이 어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날, 그녀는 함영희와 함께 장연수를 만나러 갔다.
유성으로 돌아가겠다는 장연수에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안 되겠냐며 조심스레 설득했다.
하지만 장연수는 뜻밖에도 진지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구름강 한번 가보고 싶어.”
말이 느려서 단어 하나하나가 입 밖으로 나오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말을 또박또박 다 했다.
“우리 집이 구름강 근처라던데. 거기는 야경도 엄청 예쁘대.”
문가영은 그 모습이 어쩐지 마음에 걸렸다.
이토록 확고한 눈빛을 보이는데도 왜인지 불안한 예감이 지워지지 않았다.
문가영과 함영희는 다시 한번 장연수를 붙잡고 조금만 더 고민해 보자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리고 함영희는 조심스레 장연수에게 그린문 보육원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그가 먼저 돌아가 버리면 문가영 혼자 그 모든 일을 감당하게 될 거라고 일러주었다.
그제야 장연수는 조금씩 마음을 가라앉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겨우 그를 진정시키고 집으로 돌아온 문가영은 진수빈과 마주쳤다.
그가 얼마나 오래 기다리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표정에는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문가영이 들어서는 소리에 진수빈은 고개를 들었다.
짙은 눈동자 속 깊은 어둠은 그녀를 본 순간 살짝 흔들렸다.
마치 이른 봄날, 언 빙판이 천천히 녹아내리며 일렁이는 호수처럼 말이다.
문가영은 살짝 흠칫하더니 물었다.
“왜 또 왔어요?”
진수빈이 자기 집에 가는 날보다 이곳에 들르는 날이 더 많은 게 아닐까 싶었다.
진수빈은 대답하려다 말고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하는 소리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화면을 본 순간,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
이내 문가영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민지를 찾았대.”
문가영도 덩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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