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8화

여민지의 말투에는 어딘가 서운함과 원망이 섞여 있었다. 눈빛에는 억울하고 서글픈 기색까지 스쳤다. 진수빈은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 “그 소문, 너랑 문 회장님이 퍼뜨린 거 맞아?” 여민지 배 속 아이가 진수빈의 아이라는 그 루머를 말하는 것이었다. 여민지는 순간 몸이 굳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수빈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그녀를 바라봤다. “목적이 뭐야? 나를 궁지로 몰아서 약혼이라도 하게 만들 생각이었어?” 여민지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이내 또렷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궁지로 몰아가려는 게 아니라 서로 윈윈하자는 거지.” 진수빈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되물었다. “내가 뭘 얻어야 한다는 건데?” 그 순간, 여민지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진수빈은 더 이상 그녀를 보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나가.” 여민지가 조용히 문을 나섰다. 그리고 곧바로 이희성이 들어왔다. 그는 복잡한 표정으로 진수빈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여 선생님한테는 너무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위해서는 뭐든 하는 사람이잖아요. 괜히 얽히면 손해 보는 건 진 선생님이에요.” 함영희와 장연수 일로 마음이 좋지 않았던 그는 여민지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는 것조차 달갑지 않았다. 진수빈은 고개를 살짝 들어 그를 바라보더니 짧게 대답했다. “알겠어요.” ... 문가영은 진료실에서 병실로 돌아오고도 한동안 말이 없었다. 뇌 수술 자체가 워낙 위험한 데다가, 환자 상태까지 불안정하면 그 리스크는 훨씬 더 올라간다. 자칫하면 수술까지도 버티지 못할 수 있다. 그런 생각에 깊이 잠겨 있던 터라 유정원이 여러 번 불러서야 그녀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무슨 일인데요?” 유정원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나, 진 선생님이랑 무슨 얘기 했어요? 아까부터 정신이 완전히 딴 데로 가 있는 사람 같아서요.” 조 원장님도 그녀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내 병이 혹시...” 그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