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2화
그녀는 밀러가 말한 대로 자신의 가장 큰 두려움을 극복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문을 나서는 순간, 진수빈을 마주치게 되었다.
복도에 있는 긴 벤치에 앉아 자료를 확인하던 그는 인기척이 들리자 고개를 들었다.
문가영을 본 순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앞으로 걸어가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
이번에는 진수빈을 피하지 않고 카톡으로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좀 걷고 싶어요.]
진수빈은 곧바로 자료를 정리하면서 함께 걷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문가영이 또 문자 보냈다.
[따라올 필요 없어요. 혼자 걷고 싶어요.]
진수빈이 말했다.
“위험해.”
[저녁이라 복도에 아무도 없어서 안전할 거예요.]
하지만 진수빈이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자 문가영은 차라리 휴대폰을 거두고 앞으로 걸어갔다.
사실 지금 상황에서는 진수빈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문가영은 복도에서 걸어 다니다가 다른 환자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차라리 마당으로 내려갔다.
이때 밀러의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는 세상은 단지 시끄러운 것만은 아니라 때로는 조용한 것도 또 다른 느낌이라고 했다.
문가영은 예전부터 소리를 듣지 못해 자꾸만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아서 자기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항상 당황하곤 했는데 마음을 가라앉혀보니 사실 별다를 게 없었다.
문가영은 병원 입구에서 군고구마를 파는 것을 보고 그쪽으로 걸어가려 했다.
그런데 진수빈이 뒤에서 손을 잡더니 말했다.
“입구에 차 많아.”
그러고는 문가영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녀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결국 군고구마 파는 포장마차 앞에 멈추어 섰다.
문가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진수빈이 말했다.
“네가 이걸 좋아할 것 같아서.”
문가영은 방금 이 달콤한 향기를 맡았을 때 정말 먹고 싶었다.
그녀는 진수빈에게 무슨 뜻인지 묻지도 않고 그의 손을 뿌리치더니 군고구마를 하나 가리켰다.
군고구마 사장님은 능숙하게 군고구마를 포장하고서 문가영에게 건넸다.
진수빈이 자연스럽게 계산하자 사장님이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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