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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비록 한성연의 미모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녀가 웃는 얼굴로 걸어오자, 이태호는 여전히 넋을 잃었다. 한성연이 자신을 알아보기라도 할까 봐 걱정되었던 이태호는 이미 손에 끼고 있던 반지를 몰래 빼내어 자기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이태호 님. 이렇게 큰 선물을 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우리가 어디서 만난 적이 있나요? 제가 도통 기억나질 않네요.” 한성연은 눈앞에 있는 잘생긴 남자를 바라보며 애써 기억을 더듬었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자신이 언제 이렇게 통이 큰 남자랑 알게 되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에 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하하, 우리가 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 아마 잊어버렸을 수도 있을 거예요. 뭐 이게 그리 중요한 건 아니지만. 앞으로 우리는 매일 만날 거라 믿어요.” 옆에 서 있던 백지연은 속으로 경멸을 금치 못했다. ‘얼굴도 붉히지도 않고 거짓말을 한다니... 전에 한 번 본 적이 있다고?’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렇게 말하는 것도 옳았다. “죄송해요. 제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혹시... 누구신지...?” 한성연은 다시 한번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천해시에도 돈 많은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지만, 아무렇게나 400억을 선물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분명 이름 있는 사람일텐데... 왜 아무 기억에도 없는 거지?’ 이태호는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 “난 이태호라고 해요. 그냥 태호 오빠라고 부르면 돼요. 오늘 마침 오늘 이곳을 지나다가 생일이라 하여 술 한잔 얻어 마시러 왔어요. 설마, 날 환영하지 않는 건 아니죠?” 한성연은 즉시 매혹적인 눈길로 이태호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이고, 그럴 리가요. 우리 태호 오빠가 이렇게 와주시니 이 동생이 기분이 끝내주는걸요? 그럼, 이쪽으로... 아직 식사를 시작하기 전인데, 먼저 여기저기 둘러보시는 건 어때요?”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난 괜찮으니 가서 일 봐요. 앞으로 자주 볼 거예요.” 이 말을 듣고 한성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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