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3화
“여보, 잘 됐어.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돈을 아끼게 됐어.”
신아리가 기뻐하며 말했다.
“지인들에게 이틀 정도 미루자고 하는 건 별문제 없을 건데 이렇게 많은 돈을 절약했네.”
하천우가 자기도 모르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게, 운이 좋았나 보지. 이렇게 호탕한 사람을 만난 걸 보면.”
“호탕하기만 하겠어? 일 처리도 아주 완벽히 잘해.”
하웅걸이 웃으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었더라면 신씨 가문의 배경과 백지연의 도움만 믿고 우리에게 무조건 양보하라고 해도 우린 별수 없었을 거야. 그런데 저분은 이렇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잖아. 장담하건대 저 자식이야말로 진짜 큰일 할 사람이야.”
신아리가 눈살을 찌푸리고 반신반의하며 말했다.
“아빠, 그건 너무 심하잖아요? 이태호가 예전에는 별로 유명하지도 않았어요. 다른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지도 않던데요, 뭘.”
하웅걸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본 듯 말했다.
“네가 뭘 알겠어? 신씨 가문이 저렇게 빨리 일어설 수 있었던 건, 삼류세가도 지키지 못할 것처럼 휘청이던 가문이 일부 일류 세가보다 훨씬 잘나가게 된 데에는 이태호가 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야. 그리고 이태호는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
하천우가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
“그렇다면 신씨 가문의 결혼식은 우리도 참석할 뿐만 아니라 큰 선물도 드려야겠네요.”
하웅걸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가서 아부 좀 떨고 와야 해요.”
“태호 오빠,아까 말한 광고가 무슨 광고예요?”
조수석에 앉은 백지연이 이태호에게 물었다.
“택시 위랑, 버스정류장에 포스터를 붙일 예정이야. 내가 9일 후에 신수민과 결혼한다는 포스터 말이야.”
이태호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백지연에게 말했다.
“와, 오빠, 이렇게 로맨틱한 사람인 줄은 몰랐네요.”
백지연이 순간 존경심을 표했다. 말을 마친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그래도 난 이런 거에 신경 안 써요. 난 좋아하는 사람이랑 함께 있으면 돼요. 결혼하든 안 하든 상관없어요. 오빠만 허락한다면 난 언제든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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