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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장

어젯밤 자신한테 문자를 보냈던 사람이 어떻게 공교롭게도 박서준을 방으로 오게 만든 걸까? 맞은 켠 1009호에 있던 사람은 1006호에서 나오는 사람을 보고 즉시 권은비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젯밤 1006호에 묵었던 사람은 박서준이에요.” 권은비의 목소리가 귀를 찌르는 듯했다.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이 쓸모없는 놈! 내가 1006호에 가라고 했잖아! 누가 너더러 1009호에 가라고 했어!” 전화를 건 노민삼의 부하는 목소리가 억울해 보였다. “어젯밤 프런트 직원이 나한테 이 방키를 줬었어요.” “은비 씨가 1006호라고 했을 때 이미 안에서는 인기척이 들렸고 난 방키가 없으니까 들어갈 수가 없잖아요!” 권은비는 마음속으로 파도가 휘몰아쳤다. 어떻게 그런 우연이 있을 수가 있지? 설마 박서준이 백아린을 불러온 사람이 나라는 걸 눈치챈 건가? 아니야! 알 리가 없잖아! 그렇게 권은비가 한참을 고민하고 있던 사이 휴대폰으로 문자가 들어왔다. [왜 이랬다저랬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거지! 어젯밤 내가 1006호에 분명 도착했었거든. 그래서 대체 언제 내 귀걸이를 돌려줄 거야!] 백아린의 문자를 보자 권은비는 괜찮은 계략이 떠올랐다. 음흉한 눈빛을 하고 있는 권은비는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백아린, 박서준이 좋아? 그럼 제대로 지옥 불에 떨어지게 해줄게!” [오늘 오후 두 시 두신 커피숍에서 만나.] 상대의 답장이 도착하자 백아린은 손바닥을 꽉 움켜쥐었다. 바로 그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호텔 가운을 입고 있는 백아린은 몸을 꽉 감싸고 덤덤한 표정으로 문을 열었다. 백아린이 눈에 들어오자 강영욱은 몸이 굳어버렸다. “사... 사모님...” 어젯밤 대표님이 사모님하고 같이 있었어? 화들짝 놀랄 소식에 그는 말 한마디조차 제대로 내뱉지 못하고 있었다. 백아린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차갑게 물었다. “여긴 웬일이에요?” “대표님이... 대표님이 옷을 가져다주라고 하셔서!” 백아린은 몸을 돌이켰다. “거기다 놓으세요!” “네네네!” 강영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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