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1화

유정혁과 비서가 금방 뒤따라왔다. 유승준이 여전히 온예슬 곁에 붙어 있는 모습을 본 유정혁은 마음이 한결 놓였다. ‘똑같은 상황이 몇 번이나 반복되어도 예슬이는 늘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네.' “내가 말이 많아서 귀찮은 거야? 지금까지 날 거절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 유승준이 아랑곳하지 않고 몰아붙이자 유정혁은 그저 한숨만 나왔다. 정작 당사자인 유승준은 아무런 반응도 없는 온예슬을 보며 마음이 쓰라렸다. 지금껏 늘 고백을 당하는 입장이었던 유승준은 예쁜 여자만 골라서 만났다. 누군가에게 먼저 고백하는 게 처음이었는데 거절을 당한 것이다. 유정혁은 무기력한 유승준의 모습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고, 한심한 자식. 눈앞에 있는 사람이 와이프인 것도 모르네. 이름은 온예슬이야.”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유승준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며 시선을 피하더니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유정혁은 온예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예슬아, 그동안 고민 많이 했다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승준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너도 잘 알잖아. 이렇게 좋아하는데 그냥 같이 가는 게 어떠니?” 비서도 옆에서 한마디 덧붙였다. “대표님께서 선물을 20여 개나 준비하셨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챙기지 못했던 것까지 보상해 주고 싶다더군요. 선물을 챙기고 내려오는 길에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어쩔 수 일단 차에 넣어두었습니다. 제가 곧 가져다드릴 테니 대표님께 너무 화내지 마세요. 대표님도 이렇게 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이런 말까지 들으니 온예슬은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었다. 한편 두 사람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던 유승준은 어느새 미소가 사라지고 표정이 굳어졌다. ‘3년 동안 챙기지 못한 선물까지 준비했다고? 도대체 왜?’ ‘첫눈에 반한 상대와 결혼한 거 아닌가? 대화를 들어보면 서로 사이가 안 좋았던 모양인데...’ ‘이유가 뭐지? 내가 바람을 피웠나? 아니야, 그건 말도 안 돼. 이렇게 좋아하는데 바람을 피울 리가 없잖아.’ ‘설마 내가 아니라 온예슬이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