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4화
이진아도 점점 속도를 올렸다. 앞차와는 마치 줄다리기를 하는 것처럼 엎치락뒤치락했다. 그만큼 남자의 실력도 상당했다.
원래는 다른 방향으로 기습하려 했지만, 여자 레이서가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자칫하면 부딪힐 뻔했다.
그녀는 재빨리 방향을 틀었다. 이때 케이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알기론 저 둘은 친척이에요. 남자가 여자 레이서보단 실력이 좀 더 좋거든요. 진아 씨가 바짝 따라붙었으니 한 명을 희생해서라도 자기편 우승시키려는 속셈인 듯해요. 딱 보니까 여자 레이서가 희생하기로 한 모양이네요. 여기서 진아 씨 발목을 잡으려는 거예요.”
이진아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자신이 왼쪽으로 틀면 앞차도 곧바로 방향을 바꿨고, 반대로 가려 해도 금세 따라왔다.
게다가 속도까지 줄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브레이크를 밟았다.
이진아는 핸들을 끝까지 돌렸다.
앞에 있던 여자 레이서는 이를 보자마자 그녀가 오른쪽으로 가려는 걸 눈치채고 서둘러 방향을 틀었다. 남은 공간은 겨우 1미터 남짓, 그 좁은 틈으로는 도저히 지나갈 수 없었다.
순간, 이진아의 차가 옆으로 기울더니 바퀴가 벽을 타고 스치듯 지나갔다. 강한 마찰에 불꽃까지 튀었다.
여자 레이서는 넋을 잃은 채 그 광경을 바라보며 분주히 움직이던 손마저 멈춰버렸다.
차가 안정적으로 착지하자마자 이진아는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
현장의 환호성이 더욱 거세졌다. 그녀의 머릿속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고 오직 전방을 향해 미친 듯이 속도를 올렸다.
마지막 10초를 남겨 두고 남자 레이서를 추월해 결승선을 통과했다.
승리의 깃발이 힘차게 휘날렸고, 경기장은 터질 듯한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케이슬은 귀가 먹먹해질 정도였다.
오늘 밤, 이진아는 두 개의 초고난도 장면을 연출했다. 모든 순간이 다른 레이서들에게 반복 학습할 만한 교본 같았다.
그녀가 차에서 내릴 때 주위는 휘파람 소리로 가득했다.
곧이어 2위를 차지한 남자 레이서도 도착했다. 이진아를 보자 헬멧을 벗고 손을 내밀었다.
“내가 졌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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