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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7화

이번에는 작은 실수였다. 처음엔 이진아를 너무 가볍게 보고 조금 더 갖고 놀아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으나 나중에는 일이 점점 통제 불능인 상태로 되어버렸다. 지금껏 아버지의 지시를 받고 일할 때 단 한 번도 실수를 한 적이 없었던 여나연과 달리 그녀의 오빠들이 실수한 횟수가 훨씬 더 많았다. 차별 대우를 받는 이유도 결국 남자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남자보다 못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여나연은 늘 마음 한구석에 불만이 있었다. “됐어. 그냥 나가봐. 아참, 이번에 새 보디가드를 데려왔다고 들었는데 신원은 확실한 거니?” “솔라리스 쪽 명문가의 혼외 자식이고 정략결혼이 싫어서 도망쳤다고 합니다. 가문 경쟁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건 제가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여원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책상 위의 서류를 훑어봤다. “네가 잘 알고 있으면 됐다.” 여나연은 서재를 나설 때만 해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가 밖에서 충실하게 기다리고 있는 이진아를 보고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이진아는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마음속에 스며들고 싶을 때 굳이 많은 행동을 할 필요 없이 살짝만 이끌어 주면 충분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먼저 다가가 여나연의 차 문을 열어주었다. 이제 막 차에 오르려던 순간, 오빠 여병민과 마주쳤다. 올해 스물여덟 살인 여병민은 여나연을 보자마자 얼굴에 비웃음이 가득했다. “나연아, 돌아왔네? 일은 잘 끝냈어? 내가 말했잖아, 여자 혼자 굳이 우리랑 싸울 필요 없다고. 아무리 잘해봤자 아버지는 널 선택하지 않을 거야. 차라리 빨리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하는 게 낫다니까?”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지만 여나연은 그래도 공손하게 예의를 차리며 인사했다. “오빠.” 오빠가 셋인 집안에서 여자로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그들 말고도 여원훈에게는 혼외자식이 많았다. 설령 미래에 세 아들이 모두 문제가 생겨도 여나연을 내세우는 대신 수많은 혼외 자식 중에서 적합한 후계자를 뽑을지도 모른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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