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1화
오원로는 옆에 기대앉아 있었다. 그는 이미 기력을 모두 소진했고, 다른 사람들의 안색도 좋지 않았다.
강현우는 이들 중 가장 건강한 편이라 지금 그의 몸에 묻은 피는 모두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 현재 이 전염병의 전파 경로는 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감염 속도가 너무나 빨라 막을 새도 없었다.
이제 그들은 서로 접촉하지 않고 그저 곁에 있는 사람이 하나둘 쓰러지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게다가 도망치는 와중에 주지훈이 타고 있던 헬리콥터가 격추되어 실종되었다. 이는 강현우가 겪은 가장 큰 실패였다. 그는 강수호가 그 사형과 협력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눈을 늘어뜨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원로의 모습을 보니 자기도 모르게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가장 믿었던 아들에게 배신당했으니 말이다.
오원로는 피를 토하더니 눈빛이 망연하게 변했다.
“현우야, 만약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다면 나 대신 수호에게 물어봐 줄래? 후회하냐고. 여자 하나 때문에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냐고. 나는 그 답을 알고 싶어. 이번 일은 내가 너에게 잘못했지만, 다행히 나도 이곳에 남게 되었어. 몸조심하거라.”
말을 마친 그는 천천히 떨리는 몸을 일으켜 무릎을 꿇더니 피를 토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젠 가주이니 부디 몸조심하거라.”
남아있는 열 명 정도 되는 사람들도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오원로를 따라 무릎을 꿇었다.
자신들이 이곳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 그들은 아무도 강현우를 보지 않았다. 이 병은 발병 시간이 사흘이면 충분했고, 출혈 증상이 나타나면 즉사였다. 현재 그들의 위치를 알 수 없었기에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강현우의 목이 아파와 몇 초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오원로가 먼저 몸을 일으키더니 눈을 감고 말했다.
“현우야, 넌 떠나. 빨리 여기서 떠나. 그렇지 않으면 너도 감염될 거야. 지금은 운이 좋은 것뿐이니 어서 가. 네가 가지 않으면 나도 여기서 죽어버릴 테다.”
이들은 모두 강현우에게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들이었다. 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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