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9화
그녀의 눈가가 금세 붉어지더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다짜고짜 탁자 옆에 무릎을 꿇었다.
“오빠, 내가 어릴 때부터 뭘 부탁한 적 없잖아. 여진한만은 내 곁에 남겨줘.”
윤광수의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그는 이내 총을 꺼내 이진아가 서 있는 방향을 향했다.
“이러면 이 자식이 오히려 더 빨리 죽는다는 걸 몰라? 아버지께서 네 태도를 보시면 저 꽃미남은 더더욱 죽을 거야. 윤씨 가문의 룰을 잊었어?”
윤광수조차도 누구에게든 절대로 진심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룰을 어길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많은 여자와 관계를 맺었지만 사랑 때문에 미쳐버리는 일은 절대 없었다.
그저 밖으로 보여주기 위한 연기에 불과했다.
윤영지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다만 여진한이 끌려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진아는 경호원 두 명을 뿌리치고 윤영지에게 다가와 그녀를 꽉 안았다.
“영지야, 나는 정말 괜찮을 거야. 그러지 마. 나 때문에 무릎 꿇다니. 날 위해 그렇게까지 할 가치는 없어.”
그녀는 윤영지를 안고 온몸을 떨었는데 누가 봐도 두려워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 없는 윤영지는 윤광수를 올려다보았다.
“오빠, 나는 여진한을 내 곁에 남기고 싶어. 만약 이 사람을 데려가려 한다면 난 오빠 앞에서 죽어버릴 거야.”
윤광수는 처음에는 웃어넘기려 했다.
하지만 이제 그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진아의 눈에는 놀라움이 스쳤지만 이내 몸을 일으켜 말했다.
“내가 오빠분이랑 같이 갈게. 정말 괜찮아. 그러지 마. 보는 내가 힘들어.”
하지만 윤영지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놓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은 단호했다.
이제껏 이렇게 무언가를 지켜내려고 한 적은 없었다.
이진아의 등장은 사실 화약고 안의 성냥 하나와 같았다.
예전에는 무언가에 깊이 빠지면 오빠나 아버지가 그것을 빼앗아갔다.
윤씨 가문의 자녀들은 그런 감정에 빠지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정은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뿐이었다.
어릴 때는 작고 귀여운 고양이,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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