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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화

이재희는 겨우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그게... 나 어제 심윤철이랑 잤어. 근데 내가 이게 처음이라 정신 차려보니 내가 밑에 있는 거야. 심윤철은 나같이 어린 사람들에 더 끌려야 하는 것 같았어.” 이진아에게 있어서 이 소식은 날벼락과 같았다. 여러 안 좋은 상황들을 머릿속에 그려봤었지만 이런 일들 염두에 없었다. 그리고 무조건 이재희는 심윤철에게 당했다고 확신했다. 이재희가 그런 것에 있어서 명확히 인지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더구나 관계에 있어서 어떻게 리드를 해야 하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이진아가 처음 데리고 나왔을 땐 그저 실험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었다. 말도 못 하는 아이였는데 그나마 솔라리스에서 마음을 열고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갔다. 이런 방면에선 접할 수 있는 거라고는 드라마나 만화뿐이었을 것이다. 이재희는 훈련된 살인 무기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훈련된 아이다. 아무리 심윤철이 유별났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번져나갈 줄이야… 이진아는 이재희가 이런 어이없는 방식으로 이렇게 쉽게 당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어떻게 이재희에게 말을 건네야 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누나. 너무 속상해하지 마. 나 괜찮아. 그냥 조금 찝찝한 거 말고는... 심윤철이 평소엔 성질이 더러운데 잠자리에선 그나마 잘 대해줘. 윽박지르지도 않고...” 이진아는 이재희의 다독임에 눈앞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힘없이 입을 열었다. “이제 슬슬 돌아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무마해야 할지 대책이 서지 않아 먼저 이재희를 거기에서 빼내려는 생각뿐이었다. 이재희는 왠지 화나 보이는 이진아의 말투에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절대로 이진아의 짐이 되지 말자고 그렇게 다짐했는데 자신 때문에 일을 그르친 거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왜 자신이 하는 일마다 이렇게 되어버리는지 답답하고 속상했다. 결국 이재희도 하는 수 없이 고개를 푹 떨구며 답했다. “알겠어.” 이재희는 그제야 자신이 검은색 원피스만 입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여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의 옷을 찾기 시작했다.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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