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4화
화가 난 남학생은 어깨를 파르르 떨었고 눈시울까지 붉어졌지만 한 글자도 반박하지 못했다.
다른 학생들이 재빨리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면서 싸움을 말렸다.
이진아는 곧바로 기숙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도윤기가 이미 일어나 앉아 있었다. 두 볼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고 정신도 온전치 않아 보였다.
그녀는 물 한 잔을 따라 그의 입가에 가져다 대면서 해열제를 건넸다.
“얼른 약 먹어. 건강보다 중요한 건 없어.”
도윤기의 시선이 룸메이트들에게 향했다.
룸메이트들의 얼굴이 어색하게 굳어 있었는데 조금 전 문 앞에서 이진아와 다투는 소리를 그가 들었다는 걸 알아챈 것이었다.
하지만 평소에도 도윤기에게 함부로 대했고 1년 내내 몇 마디도 하지 않았기에 그저 몇 초 동안 어색해하다가 각자 하던 일을 했다.
이진아는 기숙사 안의 미묘한 분위기를 감지하지 못한 듯했다. 그가 약을 먹는 걸 보고 나서야 마음을 놓았다.
“도윤기, 나가서 방 얻을래?”
도윤기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가 이내 덤덤하게 말했다.
“남들이 정말로 내가 스폰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어요?”
이진아는 어이가 없었다.
‘어린애가 체면은 엄청 따지는구나?’
“네가 부정한다고 해서 남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아? 많이 설명할 필요 없어.”
도윤기가 갑자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거친 숨을 연신 몰아쉬었다. 반박하고 싶지만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모르는 듯했다.
다른 룸메이트들은 말없이 서로 몇 초 동안 시선을 주고받았다. 이진아의 당당함에 모두 크게 놀란 모양이다.
이진아가 다시 말했다.
“아니면 학교 안에 있는 방을 얻어도 돼. 의무실에 갔을 때 물어봤는데 학교 안에 주거 건물도 몇 동 있대. 강의동과 가깝고 또 싫어하는 룸메이트들을 볼 필요도 없잖아.”
룸메이트들은 끝내 참지 못했고 누군가 헛기침을 크게 했다.
“이봐요. 우리 지금 옆에 있잖아요. 안 보여요?”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도윤기의 짐을 싸기 시작했다. 어찌나 빠른지 도윤기는 미처 반응하지도 못했다.
원래 짐이 별로 많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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