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5화
그는 이진아의 손을 잡고 그녀의 손바닥에 볼을 비벼댔다.
“정말 용서해 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이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일으켜 세웠다.
“제트, 열이 너무 심해요. 병원에 가봐야겠어요.”
이렇게 헛소리만 지껄이는데 혹여나 고열로 바보가 되는 건 아닐지 불안했다.
Z는 그녀의 품에 기대며 중얼거렸다.
“병원 안 가요. 진아 씨, 33번이에요...”
“네?”
뭐가 33번이라는 걸까?
점점 불안해진 이진아는 이 남자가 혹시 고열로 정신줄을 놓은 건 아닌지 걱정돼서 다시 이마에 손을 대봤다.
그때 Z가 갑자기 그녀의 손을 꽉 잡아 자신의 뺨에 갖다 댔다.
“진아 씨가 날 죽이고 싶어 했던 횟수 말이에요.”
이진아는 가슴이 움찔거리더니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진짜 고열에 헛소리까지 하네요. 자요 일단. 이따가 깨어나도 열이 안 내리면 무조건 병원 가는 거예요.”
그땐 Z가 원하든 말든 무조건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
Z는 몇 분 동안 침묵하다가 그제야 꿈이 아니란 걸 알아챘다.
가장 힘들 때마다 그녀가 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꿈을 꾸곤 했었다.
수많은 꿈들을 꾸다 보니 현실과 꿈의 경계가 흐릿해질 정도였다.
그는 눈을 감고 한참 침을 삼킨 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나 괜찮아요. 아까는 꿈꾸느라 그랬어요.”
이진아는 옆에 있는 베개를 가져다 강제로 그를 드러눕혔다.
“쉬어요, 제트.”
Z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가까이 끌어당겼다.
“같이 쉬어요.”
넓은 소파에서 이진아는 그의 뜨거운 체온을 느끼며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의사의 말이 계속 그녀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손을 뻗어 그의 손목에 차고 있는 팥 팔찌와 자신이 선물한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Z는 더욱 가까이 다가와 이진아를 꽉 껴안고 옅은 숨을 내쉬며 잠들었다.
그녀는 새벽 5시까지 잠 못 이루다가 옆에서 들리는 숨소리에 그가 깼다는 걸 알아챘다.
다시 이마에 손을 대보니 다행히 열은 내렸다.
“부작용 있는 약을 먹으려 한다고 의사한테 들었어요. 대체 무슨 생각이에요? 나더러 제트 좀 설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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