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4화
이진아의 시선에서는 그가 옷장 문 앞에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모습만 보였다.
욕실에서 나온 그녀는 털 실내화를 신고 고개를 숙인 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머뭇거렸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는데 예코였다.
“진아 씨, 강현우 씨랑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지금 난리도 아니에요.”
오늘 초대장을 준 예코는 현장에 없었지만 모든 상황을 장악했다.
이진아는 예코의 목소리가 시끄럽고 게다가 강현우가 옆에 있으니 차마 뭐라고 대답할 수가 없어 화제를 돌렸다.
“지금 어디예요?”
“여기 다크 나이트에요.”
다크 나이트라...
예코가 다크 나이트에서까지 이 소식을 알게 됐다면 그곳에서 일하는 Z는...
‘큰일 났어!’
이진아는 급히 전화를 끊고 침실을 나와 복도로 걸어갔다.
Z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도통 받지 않았다.
그녀는 초조한 나머지 두 볼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약효가 채 가시지 않아 제 뺨을 세게 때리고 다시 전화했지만 Z는 여전히 받지 않았다.
이진아는 안달이 난 마음에 심장이 마구 쿵쾅댔다. Z는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는 데다 강현우를 몹시 견제하고 있다. 지난번에는 자살 협박까지 했으니 오늘 일을 다른 사람을 통해 듣게 된다면... 미쳐 발광하는 게 아닐까?
그가 고집을 피울 땐 무슨 일이든 저지르는 편이다.
이진아는 제자리를 서성거리며 계속해서 Z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때 강현우가 안방에서 나왔고 두 사람은 하마터면 정면으로 부딪칠 뻔했다.
오늘 일에 대해 강현우에게 제대로 사과도 하지 못했으니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그녀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일단 강현우에게 사과부터 하고 Z를 찾아가기로 했다.
“대표님, 제가 어떻게 보상해 드리면 될까요? 편히 말씀해 주세요.”
강현우는 휠체어를 타고 서재로 향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필요 없어.”
이진아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게요.”
휠체어가 서서히 멈춰지고 강현우가 뒤돌아보며 그녀의 말을 가늠하는 듯했다.
이에 이진아는 침을 꼴깍 삼켰다.
“진심이에요!”
“네 남자친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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