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1화
이도영이 그 장소에 도착했을 때, 소정인은 온몸이 멍투성이였고, 옷조차 제대로 걸치지 못한 상태였다.
그녀는 묘지 옆 작은 수풀에 웅크린 채 울고 있었다. 눈은 퉁퉁 부어 있었고, 인기척이 들리자, 온몸을 움츠렸다. 그러다... 이도영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
“도영아...”
소정인의 눈빛은 공포와 절박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창백한 얼굴, 떨리는 입술. 간신히 입을 열었다.
“도영아... 나 좀 살려줘... 아직 죽고 싶지 않아... 제발, 우리 아기 좀 살려줘...”
이도영은 말도 꺼내기 전에 그녀를 안아 들었고, 지체 없이 차에 태웠다.
하지만 소정인은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다.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며 몸을 움찔거렸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간호사들이 진료실로 옮기려 하자, 그녀는 문틀을 두 팔로 꽉 잡고 놓지 않았다.
그제야 이도영은 그녀의 손톱이 거의 다 부러져 있다는 걸 눈치챘다. 보기만 해도 고통이 전해졌다.
“도영아... 진짜 이젠 너밖에 없어... 제발 도와줘...”
소정인의 눈빛은 공포로 얼룩져 있었고, 한 손으로는 배를 감싸고 있었다. 얼굴엔 피기 하나 없었다.
“우리 아기... 아기 못 살았을 거야... 나도 이제 진짜 못 버티겠어... 다 이진아 때문이야... 도영아, 진짜야... 전부 다 이진아 짓이야...”
이도영은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침착하게 말했다.
“일단... 진정하고. 먼저 검사부터 받아보자.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하니까.”
그러자 소정인은 비웃듯 웃으며, 남은 옷가지조차 거칠게 찢어버렸다.
멍으로 뒤덮인 몸, 할퀸 자국, 찢긴 흔적. 고통을 넘은 무감각함이 그녀의 얼굴에 떠올랐다.
“눈에 안 보여? 몰라? 하하하... 나... 집단으로 당했다고!”
“이진아는 나를 보고도... 모른다고 했어. 분명 나를 봤는데도, 모른다더라.”
소정인은 눈을 질끈 감고, 배 위에 손을 올렸다. 눈에는 증오가 가득했다.
“넌 안 믿겠지. 괜찮아. 그냥 네 아버지 묘지 관리인한테 가서 물어봐. 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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