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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이도영은 그날 밤 바로 소정인을 화장해서 묻었고 개 이빨까지 함께 묻었다. 그렇게 하면 죄책감이 조금 덜어질까 싶어서. 함께 온 이진아는 한 바퀴 쭉 둘러보다가 사진 한 장만 놓여있는 묘비에 꽃을 놓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 이때 이도영이 옆에서 담배를 피우더니 잠깐 망설인 후 말했다. “누나, 잠깐만. 할 얘기 있어.” 온석훈과의 통화로 아주 잠깐 용기를 냈지만 소정인의 묘비 앞에서, 그리고 또 이진아의 시선 아래에서 그 용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느덧 누나가 가장 혐오하고 멸시하는 인간으로 거듭났는데 이 와중에 서다혜에게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면 아마도 자신을 음모를 꾸미는 자로 여기겠지? 애초에 자신을 믿어주지도 않는 누나인데 얼마 안 남은 믿음마저 산산조각이 나는 건 아닐까? 이도영은 시선을 내리고 담배를 깊게 한 모금 빨았다. “누난 우리 집안 사람이 아니야. 신규덕 어르신을 찾아갔을 때 내 진짜 큰누나의 묘비를 봤어. 그해 아빠가 친누나를 데리고 시골로 간 후, 돌아온 건 바로 누나였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 아빠가 돌아가셨으니까. 엄마한테도 조심스럽게 물어봤지만 아무것도 몰랐어. 그래서 숨긴 거야. 난 누나가 기억을 되찾게 도와주고 싶어. 누나의 정체를 알게 해주고 싶어.” 이진아는 그저 알겠다고 대답하며 계속 걸어갔다. 그녀의 냉담한 반응에 이도영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역시 날 제일 싫어하는구나.’ 서다혜에 대해선 언급하지도 않았다. 마지막 남은 호감까지 잃을까 두려웠으니까. 그건 어디까지나 그의 추측일 뿐이었다. 이진아가 떠난 후에도 그는 소정인의 묘비 앞에 앉아 아무 말 없이 담배만 피웠다. 바닥에는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였다. 이제 고작 스무 살인 이도영은 폭삭 늙어버렸고 삶에 대한 열정과 흥미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이진아는 차에 올라타자마자 주저 없이 시동을 걸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의심해왔다. 문채원의 험악한 태도와 이재명의 복잡한 태도는 그 의심을 더욱 굳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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