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3화
그 시각, 이진아는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이제 자신이 이씨 집안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았고, 이도영조차 믿어주지 않으니 더 이상 이 집안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날 밤, 그녀는 작은 캐리어에 짐을 싸서 다른 도시로 떠나 잠시 피신할 생각이었다.
강현우가 강서연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진실이 밝혀지는 대로 반드시 자신에게 복수하러 올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신분증을 꺼내기도 전에 경찰들이 다가와 그녀 옆에 멈춰 서더니 보안 검색 중인 그녀의 가방에서 수상한 물건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진아는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경찰 몇 명이 그녀를 데리고 공항 안 가장 외진 방으로 향하는 순간 사태를 파악했다.
그녀는 자신의 캐리어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제 가방 안에는 갈아입을 옷 몇 벌밖에 없어요. 다시 한번 제대로 확인해보세요.”
경찰은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신분증을 반복해서 확인하더니 대뜸 수갑을 그녀의 손목에 채웠다.
이진아는 경찰차에 실려 가는 동안에도 계속 가방에 대해 해명했지만 자동차가 브라운 베이에 멈춰 서자 마침내 입을 다물었다.
집에서 짐을 싸서 출발하기까지 네 시간도 걸리지 않았는데 강현우의 속도가 이렇게 빠를 줄이야.
경찰은 그녀를 로비로 데려다준 후 바로 떠나갔다.
그녀는 손목에 여전히 수갑이 채워져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로비 한가운데 소파에 앉아 있는 강현우를 쳐다봤다.
캐리어도 함께 옮겨져 와 그녀의 발치에 놓여있었다.
급하게 도망치려 했다는 사실은 그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이진아는 당황하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서 있었다. 강현우가 입을 열기 전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그녀는 지금 강서연의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
머릿속으로 엉뚱한 생각들을 굴리고 있을 때 그의 입에서 질문이 흘러나왔다.
“도망갈 생각에 남자친구까지 버린 거야?”
이진아는 몸이 굳어진 채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이번 도주 계획은 확실히 Z에게 알리지 않았다.
Z를 좋아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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