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2화
그래서 이틀 동안이나 이진아의 곁을 지켰으면서도 먼저 말을 걸어오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이진아는 자신이 왜 그랬었는지 아직도 알 수 없었다. 그저 서다혜의 말을 듣는 순간, 뒤죽박죽 섞여버린 기억에 홀려 서재로 들어가 마구잡이로 서랍을 헤집어 놓았다.
그때, 이진아의 머릿속은 혼란 그 자체였다.
머릿속에서는 한 가지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강현우는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 절대 믿으면 안 돼.’
그리고 또 다른 목소리가 그 말을 강하게 반박하며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뒤늦게 의식을 회복하고 나서야 맑은 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다.
“현우 씨, 이틀째 아무것도 안 먹었다면서요? 뭐라도 좀 먹지 그래요?”
하지만 강현우에게서는 아무런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진아는 아직도 그의 마음을 짐작할 수 없었다.
마침내, 계속해서 침묵을 지키던 강현우가 입을 열었다.
“주지훈 보고 있었어.”
“다리는 괜찮대요? 해외에서 불러왔다는 그 전문의들은 다 도착했대요?”
“재활은 가능한데 조금 힘들 거래.”
그 말에 이진아는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주지훈은 운이 정말 좋은 편이었다.
운이라기보다는 위기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게 더 정확했다.
강현우의 곁에서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비서답게, 주지훈은 그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기를 위한 퇴로는 남겨둘 줄 아는 사람이었다.
주지훈의 얘기가 끝나자, 두 사람은 더 대화를 이어 나가지 못했다.
이진아는 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을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한참을 고민한 끝에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서다혜 말만 듣고 의심해서.”
“응.”
이진아는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 머릿속은 온갖 생각이 한데 뒤엉켜서 엉망진창이었다.
둘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만 해도 너무 많았다. 서로의 손을 꼭 붙잡고 위로해 줘야 마땅한 상황에서도 강현우가 이렇게까지 무덤덤하게 굴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이진아는 먼저 전화를 끊었다.
강현우는 휴대폰 화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때, 곁에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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