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9화
강현우의 시선이 양민혁에게 몇 초 정도 머물다가 이내 거둬졌다. 딱 봐도 그는 양민혁에게 아무 관심이 없었다.
“모르는 사람이야.”
이진아는 그 말에 더더욱 의아해졌다.
‘모른다고?’
‘그럼 얘는 왜 이렇게까지 겁을 먹은 건데?’
양민혁은 말로만 강하게 굴었지, 정작 앞에서는 무릎을 꿇은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
이진아는 완전히 얼어붙어 버린 양민혁을 바라보며 못마땅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가만히 있지 좀 말고 시체라도 좀 멀리 치워놔요. 아니면 바람이라도 좀 쐬고 천천히 들어오든가.”
양민혁은 동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두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릎을 꿇은 채 뱀보다 빨리 기어나갔다.
이진아는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그가 시체를 옮기고 있다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그녀는 등을 기대고 앉아 잠시 편하게 쉬기로 했다.
양민혁은 시체 몇 구를 백 미터쯤 떨어진 곳까지 끌고 가서 버린 후, 동물 입구에 다시 멈춰 섰다. 들어가자니 무섭고 나가자니 더 무서웠다.
지금 식량이 다 떨어진 양민혁은 배도 고프고 한밤중의 추위가 아주 무서웠다. 지금 이대로 밖에서 밤을 새웠다가는 정말 죽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동굴 안에 있는 저승사자가 더 무서웠다.
그는 몇 년 전, 지하 격투기장에서 이진아를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의 양민혁은 이진아의 옆에 꼭 붙어서 도박을 하고 있었다. 흔히들 말하는 따라 베팅으로 이진아가 베팅하는 쪽에 함께 베팅하고 돈을 쓸어 담았다.
마침 집에서 용돈도 거의 끊긴 상태였던 양민혁은 하룻밤에 거의 400억 가까이 딸 뻔했다. 그 기세에 힘입어 다시 한번 이진아의 베팅에 한 번 더 맡겼다. 하지만 그다음 경기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베팅 된 선수가 갑자기 기권하더니 낯선 인물이 대타로 등장한 것이다.
가면을 쓰고 올라온 탓에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는 몇 번의 경기에서 전부 승리를 거둬낸 선수였다.
하지만 이진아는 이상하리만치 단 한 번도 그에게 베팅하지 않았다. 마치 가면 속의 사내가 누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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