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5화
유승준의 생각은 달랐다.
강현우를 움직일 수 있는 건 오직 이진아뿐이었고 만약 이진아가 돌아오지 않으면 그는 정말 단식하다가 큰일을 낼지도 몰랐다.
그래서 아무리 구경이 하고 싶어도 일단 두 사람부터 화해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이진아의 현재 위치를 알아보게 했다.
곧 이진아가 지금 예코를 만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순간 기운이 솟은 그는 박태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넌 먼저 가. 난 진아 씨 좀 만나서 속마음이 뭔지 확인해볼게.”
막 출발하려는데 계단 쪽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강현우가 내려오고 있었다.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지만 풍기는 기세는 압도적이었다.
두어 번 기침을 하더니 그는 곧장 밖으로 나가려 했다.
유승준이 급히 따라붙었다.
“이렇게 아픈데, 어디 가려고?”
그는 입술을 다물고 속눈썹을 떨며 말했다.
“진아 만나러.”
“이제야 찾으러 가겠다고? 진아 씨 어젯밤 한밤중에 나간 거 아니었어? 너 어젯밤에는 뭐 했는데?”
‘진아 씨 좋아하는 정도를 생각하면... 지금 찾으러 가는 건 너무 늦었는데.’
그러나 강현우는 대꾸 없이 계속 걸음을 옮겼다.
유승준도 더는 말리지 않고 뒤따랐다.
박태호도 따라가려 했지만 한발 늦게 나가 보니 차는 이미 떠난 뒤였다.
둘 중 누구도 그를 기다리겠단 말조차 하지 않았다.
원래도 이진아에게 차단당해 기분이 상해 있던 그는 이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멀어져 가는 차 안에서 유승준은 운전 기사에게 방금 알아낸 위치로 가라고 했다.
강현우는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새 양복을 입었지만 몸이 좋지 않은 탓에 온몸이 잔뜩 굳어 있었다.
유승준은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다친 거야? 보기에는 피를 많이 잃은 사람 같네.”
강현우는 눈을 감은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차가 한 카페 앞에 멈췄다.
유승준이 먼저 내려 강현우 쪽으로 가 차 문을 열어주려 했지만 그는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그저 창밖으로, 유리창 너머로 드리운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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