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강하연은 눈을 크게 뜨며 마치 눈앞의 남자를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미쳤어? 박승민! 소율이는 네 아내야! 내 마음속 아내는 처음부터 끝까지 너뿐이었어.”
그의 집요한 눈빛에 강하연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때, 밤의 정적을 깨뜨리는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강하연의 방문이 열리더니 서윤재가 말끔하게 차려입고 나왔다.
그는 강하연을 한눈에 발견하고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하연 씨, 하연 씨 집 보안 시스템은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것 같아요.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도 몰랐다니 무슨 시스템이 그렇게 쓸모없어요.”
서윤재의 시선은 박승민을 향하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런데 그 도둑은 솜씨가 형편없더군요. 스스로 바닥에 넘어지잖아요.”
박승민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강하연의 방으로 달려갔다.
무슨 일이 생기지 말기를 바랐다.
이소율의 뱃속에는 그의 아이가 있었으니 그는 좌시할 수 없었다.
서윤재는 나지막이 말했다.
“가요. 우리 같이 구경해요.”
그의 걸음은 안정적이었고 목소리는 맑았으며 술에 취한 모습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서윤재의 술 실력이 매우 좋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막 장애를 입었던 몇 년 동안, 그는 좌절하여 매일 집에서 술을 마셨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뛰어난 능력을 키웠다.
어두운 방 안에서 이소율은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스럽게 아랫배를 감싸 쥐고 있었는데 하반신에서는 검붉은 색 피가 흘러나왔다.
박승민은 즉시 그녀를 안아 들고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
이소율의 아이는 결국 지키지 못했다.
박승민과 이태영 모두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서윤재는 옆에서 지루하다는 듯 강하연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서 대표님, 이 일에 대해 저희에게 설명을 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이태영의 목소리가 침묵을 깼다.
서윤재는 고개를 들고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설명을 하라고요? 그럼 먼저 저에게 설명해 봐요. 왜 이소율이 강하연의 방에 갑자기 나타났는지.”
“강하연과 소율이의 방이 아주 비슷해서 길을 잘못 들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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