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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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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49화

회왕에게 술을 권하는 시종 보고 미색의 얼굴이 시퍼렇게 변하더니 한 손으로 술을 빼앗고는 무서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회왕께서는 술을 드시지 못한다! 설마 황실의 자제를 위협하려는 것이냐!” “새신랑이 마시지 못하면 어쩔 수 없지요. 누군가가 대신해서 마셔야 하는 수밖에!” 술을 들고 있던 시종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회왕은 시종의 말을 듣고 당황한 표정으로 뒷걸음질 쳤고, 회왕이 데리고 온 하인들도 시종의 당돌함에 깜짝 놀랐다. “그래, 네가 그렇게 나오겠다는 거지?” 미색이 차갑게 웃으며 시종을 보더니 손에 들린 술을 빼앗아 단숨에 입에 털어 넣었다. 회왕은 아까보다 더 당황한 표정으로 미색의 소매로 흐르는 술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미색아 그만 마시거라.” 회왕이 말했다. 미색은 술잔을 바닥에 내동댕이 치고는 손으로 거칠게 입을 닦았다. “또 뭐가 있어? 내가 다 상대해 줄 테니까!” 그러자 십여 명의 사람이 긴 몽둥이를 들고 회왕을 에워쌌다. 미색은 올 것이 왔구나 하는 표정으로 회왕을 뒤로 세우고 그들과 맞설 준비를 했다. 십여 명의 사람들이 미색과 회왕에게 몽둥이를 휘둘렀고 미색은 칼집에 있던 장검을 꺼내 하나 둘 상대를 제압하기 시작했다. 회왕은 여기저기로 날아다니는 그녀를 보며 한 떨기의 장미가 꽃잎을 떨어뜨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수많은 사람이 들고 있던 몽둥이가 모두 반 토막이 되어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미색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쓸어넘겼다. “또 있어? 덤벼!” 그녀의 우렁찬 소리에 이리 댁의 시종들이 움찔했다. 잠시 후, 책을 들고 있던 책벌레들 다섯 명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저건 또 뭐람? 설마 학문을 시험하겠다는 거야?’ 그 모습을 본 회왕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미색의 앞에 섰다. “이번엔 내가 나서겠네!” 회왕은 오랜 병을 앓는 바람에 무공에는 약하나 그 덕에 가만히 앉아서 책을 많이 보았다. 그래서 친왕들 중에서도 그의 학문이 가장 뛰어났다. 다섯 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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