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94화
궁지에 몰리는 안왕
안왕은 하마터면 뒷목을 잡고 쓰러질 뻔 했다. 오늘 탄핵을 주청할 때 100% 확신이 있었는데 형부가 일을 이따위로 허술하게 할 줄 누가 알았나, 서류조차 제대로 확인을 안 하다니.
아니다, 이건 우문호의 고의다. 여러 사건을 제출해 시선을 헛갈리게 만드는 가 하면, 저 위태부는 다친 이후로 계속 조정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하필 오늘 와서 자신을 질책하는데 힘을 보태는 것으로 보아 이미 계획된 것이다.
위태부는 흥분한 나머지 지난번처럼 목숨을 걸고 간언하며 얼굴이 빨갛다 못해 자줏빛이 되고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울부짖듯, “폐하, 태자 전하의 위상이 요동쳐서는 안됩니다. 태자를 흔드는 것은 국본을 흔드는 것이요, 안왕 전하는 야심을 품고 태자 전하의 지위를 노리고 있습니다. 만약 계속 잘못을 고집하고 뉘우치지 않는다면 형제가 반목하고 상잔하는 비극을 초래해 황실은 비참하기 짝이 없어질 것입니다. 소신의 목을 걸고 폐하께 엄중한 조사와 처벌을 청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신 이 대전에 머리를 박고 자진할 생각입니다.”
명원제가 이 말을 듣고 머리속이 하얘지는 게 지난 번에 죽겠다고 기둥에 부딪혀서 놀라 자빠질 뻔했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금 머리통이 달걀껍질처럼 얄팍한 상태로 한번 더 박았다간 견디지 못할 게 분명했다. 대전에 다른 사람 피를 뿌리는 건 모르겠지만 명원제의 제위 기간 동안 황제의 스승의 피를 뿌리는 것만은 절대로 사양한다.
명원제는 차갑게 안왕을 훑어보니 목까지 빨개져서 있다. 명원제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태자의 지위를 넘보았느냐?”
대전의 문무백관의 눈이 전부 안왕에 쏠렸다. 안왕은 억지로 침을 삼키고, “폐하, 소신이 만약 그런 더러운 야심을 품고 있었으면 백 번 죽어 마땅합니다.”
명원제가 차갑게, “그럼 어디 설명 해 보아라, 오늘 너희 12명이 탄핵을 주청한 것은 공교롭게도 그렇게 된 것이냐 아니면 비공식적인 담합이 있었던 것이냐?”
안왕이 땅에 엎드려, “폐하께 아룁니다, 신은……신은 다른 대인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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