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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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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20화

안쪽 분위기는 비장하고 장렬하다. 바깥에서 재산 몰수 중인 우문호도 조용조용 진행하고 있는데 절대로 큰 소리를 내지 말고 값 나가는 물건만 밖으로 들어내 마당에 모은 뒤 점검하여 장부에 기록하기로 했다. 우문호가 경조부를 지휘한 이래 처음으로 재산 몰수하는 일이 생긴 것으로, 설마 처음으로 재산을 몰수하게 되는 게 자기 큰 형의 집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본관에는 웃음소리가 들리고 전부 떠들썩한데 일부러 저렇게 크게 웃고 떠드는 건 바깥에 어떤 소리도 들리는 것을 막고 싶은 의도다. 원래 침울하고 처참한 장면일 텐데 여인들이 와서 유쾌하게 만들어 준 덕에 우문호 마음 속의 어두운 안개가 적지 않게 사라졌다. 유쾌한 듯한 건 겉모습일 뿐 참담한 마음은 모두의 마음 안쪽에 눌려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본관 안에 있는 골동품과 서화, 그리고 값나가는 가구 전부 들어내야 한다. 다른 곳은 전부 다 들어내 앞마당에 쌓아 두고 정리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보좌관과 포도대장은 감히 안으로 들어갈 생각도 못하고 우문호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문호가 담담하게, “일단 마당의 것들부터 점검하고 남은 건 저분들이 다 드신 후에 다시 얘기하도록 하지.” “예!” 보좌관이 대답했다. 기왕부의 하인은 전부 후원에 갇혀 당분간 나갈 수 없으며, 재산 점검을 마치면 나가서 몸수색을 받고 개인적으로 숨긴 물건이 없는지 확인한다. 점검 과정은 신속하고 조용했다. 원경릉이 밖을 보니 점검 중이라 본관도 비워줘야 한다는 걸 알고 미색에게 눈짓을 보내며, “맞아, 미색, 이리 나리께서 경성에 장신구 가게를 여셨다면서? 우리 구경하러 가자.” “조치라!” 미색은 영리한 사람이라 단박에 응수하며, “그럼 언니가 나가서 아주버님께 우리가 큰 형님 모시고 가서 해질녘에는 딱 모셔다 드린다고 전해 주세요.” “알겠으!” 원경릉이 얼른 일어나 우문호를 찾아 얘기했는데 안 그래도 어떻게 본관에서 물건을 정리할지 막막했던 차라 얼른 동의했다. 마차가 밖에 대기하고 있어 원경릉과 동서들이 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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