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52화
위왕을 보내고
위왕이 다시 경성을 떠나는 날은, 많지는 않았지만 첫눈이 소복하게 내려 가지마다 하얀 눈꽃이 피었다.
위왕은 준마를 끌고 성문 앞에 서 있고, 멀리서 시위가 오는 게 보인다. 위왕은 우문호가 말을 달려 오는 것을 보고 모자를 눌러쓰고 숨을 내뱉는데 입에서 하얀 김이 뿜어져 나온다.
우문호가 성문에 도착해 말에서 내리더니, 말 등에서 술 한 단지를 꺼내 위왕에게 건네며, “북군영은 춥고 힘들 텐데, 경성의 맛있는 술이 어쩌면 한기를 좀 몰아내 줄지도 모릅니다.”
위왕이 웃었다. 입술이 갈라져 피가 베어 나오는 바람에 미소가 악간 우락부락해 보이지만, 술을 받아 들고 말 등에 묶더니, “술이 이렇게 조금이면 북방까지 안 남아 나. 길에서 다 마시고 치우겠는걸.”
우문호가 위왕을 보고, “언제 다시 와요?”
“나한테 화 안 났어?” 위왕이 반문했다.
“지난 일이예요.” 우문호가 담백하게 말하며, “형제 사이에 불쾌한 일은 기억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리고 이번에 형이 절 크게 도와줬으니 제가 감사해야죠.”
“나야말로 울분을 풀 수 있었어. 이 일은 굳이 내가 아니라 누가 맡아도 되는데, 호야, 몇 년만 기다려, 다시 돌아와서 같이 술 한잔 하며 형제의 정을 나누자.”
“혼자는 외로운데 새 사람을 찾을 생각은 해봤어요?” 우문호는 위왕의 이런 모습을 보고 참을 수가 없어서, 말하면 안되는 걸 알지만 역시 형 곁에 챙겨줄 사람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고 만다.
“가당치 않아!” 찢어진 입술로 단호하게 말했다. 가볍게 말했지만 천금의 무게다.
우문호가 가슴이 저릿해서, “두분 되돌릴 방법은 정말 없는 거예요?”
위왕이 낮게 깔린 하늘처럼 무거운 눈빛으로, “더욱 가당치 않아!”
위왕이 말을 타더니 우문호에게 등을 돌리고 손을 흔드는데 고생이 느껴진다. “나같은 사람은 죽는 것도 아까워. 죽어서도 혼백이 영원히 쉬지 못할 거야. 곁에 있는 사람에게 잘 해. 그녀에게 더 잘해. 최선을 다해서. 안 그러면 후회한다.”
말발굽소리와 함께 먼지가 날리더니 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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