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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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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2화

후회돼? 관복을 입은 채로 하회탈처럼 웃으며 신이 나서 뛰어갔다. 서일은 역시 그 서일이다. 원경릉은 서일에게 은자를 상으로 준비하고 모처럼 궁에서 사람들이 온 김에 점심 식사를 같이 하자고 청했다. 주재상은 희상궁의 손을 잡고 가을날의 정원을 거니는데, 가을 국화가 만개하고 장미가 담벼락에 쓸쓸히 타고 올라 분홍색, 자주색 꽃을 피우고 있다. 이리 나리가 보내온 모란은 지금도 아름답지만 조금만 더 있으면 정원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두 사람은 정자에 앉아 가을 바람이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는 것을 보며 감개무량하다는 듯, “그때 나도 사람들 앞에서 당신한테 구혼했다면 당신은 승낙했을까?” 먼 과거를 떠올리면 늘 희비가 교차한다. 희상궁이 살짝 고개를 흔들며, “모르겠어요, 정말 다시 한번 해보면 답을 알 것도 같은데.” “후회한 적 있어?” 주재상은 여전히 마음이 차분해지지 않아 희상궁에게 물었다. “매 순간이 후회죠. 하지만 그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해야 하기도 하니까요.” 희상궁이 눈을 내리깔고 자신을 오랜 시간 괴롭혀왔던 결정과 그 후회의 나날을 떠올렸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한다고 무슨 방법이 있을까? 주재상은 당시에 주부 출신의 공자였지만 주부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고, 두각을 드러내자 마자 노마님 손에 꽉 잡혀서 반드시 집안의 격이 맞는 귀족 아가씨를 아내로 맞아야만 했다. 주재상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그때는 모두 너무 힘들었다. 살아 있는 게 힘들었는데 남보다 뛰어난 사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제 그는 한 나라의 재상이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존재로 더이상 사람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던 쓸모없는 꼬마가 아니다. 주재상은 인생 역전을 이뤘으나 그의 일생은 그다지 즐겁지 못했다. 어떤 진리는 어쩌면 나이가 들어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태자가 이제 자리를 잡아가니 천천히 나도 물러나서 앞으로 당신과 조금 더 같이 있어야지.” 희상궁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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