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92화
선전포고
마부는 이미 혜평 공주의 기세에 눌려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기대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고 이어 채찍을 내리자, 말은 성질이 난 듯 놀랍게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혜평 공주의 마차는 이미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혜평 공주의 마차는 말 네 필이 끄는 덜렁이 마차로 한편으로는 매우 쾌적하고 튼튼했다.
그에 비해 초왕부의 마차는 두 필이 끌고 있었는데 약간 허름한 것이 자칫하다 뒤집힐 것 같은 작은 마차였다.
“돌진해!”
원경릉의 말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고의로 막고 있다는 생각에 혜평 공주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태자비, 얼른 내려요!”
이를 본 마부는 겁에 질려 소리 지르기 바빴다.
하지만 원경릉은 미동도 없이 말을 계속 재촉하며 외쳤다.
“어서 발굽을 들어라!”
반대편에서는 마차가 급박하게 돌진해 오고 있는데, 원경릉의 말 두 필이 갑자기 냅다 길게 이웃 소리를 내더니 앞발굽을 번쩍 세우며 기세가 일시에 폭발했다.
그러자 혜평 공주의 말 네 필이 발굽이 갑자기 힘이 빠지면서 급기야 무릎까지 꿇었다.
마차가 쓰러지면서 혜평 공주도 마차에서 굴러떨어졌고 원경릉의 마차 바로 앞에 머리를 부딪쳤다. 시종과 마부는 깜짝 놀라며 급히 다가가서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혜평 공주는 위엄을 잃고 머리칼이 헝클어져서는 놀란 얼굴로 화를 버럭버럭 내며 마부의 뺨을 냅다 갈겼다.
“쓸모없는 것!”
원경릉은 천천히 마차에서 내려 그녀 앞에 다가가 섰다.
그녀는 혜평 공주보다 조금 큰 키에 눈매는 싸늘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공주님, 이제 드디어 천벌이 내리니 달게 받으시지요.”
“당신…”
혜평 공주는 얼른 손을 들어 그녀를 가리키려 했지만, 손 한쪽 전체가 다 까지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흥분 상태에서는 그녀도 별로 아픔을 느끼지 못했지만 피를 본 지금, 그녀는 군데군데 온몸이 저절로 아프다고 느꼈다.
원경릉은 차갑게 웃으며 그녀를 지나쳐 저택 입구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저택 문 앞에 있던 사람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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