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13화
그녀는 가볍게 숨을 내쉬며, 알 수 없는 작은 흥분을 억누르고, 표정을 고쳐서 천천히 돌아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북당 백성인 란이 언니와의 혼사는 다 거짓인 겁니까?"
경천의 동공이 흔들렸다.
"혹시... 화가 난 것이냐?"
"아닙니다."
택란이 고개를 젓자, 밝은 빛이 그녀의 깨끗한 얼굴에 비쳤고, 고르게 정리된 이마 밑의 눈동자는 다시 차분해졌다.
"그런데 어찌 사람을 시켜 저를 찾고 있다고 직접 저게 소식을 전하지 않으셨습니까? 만약 편지를 보냈다면, 저도 오라버니를 만나러 왔을 것입니다. 심지어 혼사에 하객까지 청하며 일을 이렇게나 크게 벌였는데, 대체 어떻게 수습하려고 하십니까?"
그는 갑자기 결단을 내린 듯, 천천히 그녀 앞에 섰다.
그러고는 그녀의 까만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위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수습할 필요 없다. 나는 이미 천하에 나의 황후가 우문택란이라고 선언했다. 나는 그녀가 어서 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택란은 순간 놀라하며, 굳어진 얼굴로 물었다.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까?"
경천은 그녀가 화가 난 것 같아, 마음이 내려앉았다. 그의 눈동자엔 어두운 그림자가 깔렸고, 이내 조심스레 물었다.
"응할 수... 있겠느냐?"
택란은 잠시 망설였다.
기억 속의 그 소년이 지금 별빛을 받으며 그녀 곁으로 돌아왔다.
이전의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10년 후 그가 죽지 않으면 돌아와서 그녀를 부인으로 맞겠다고 열정적으로 말했었다. 그 열정이 가득한 목소리는 지금도 그녀의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그런 과거와 현재가 얽혀 버리자, 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저는..."
경천은 그녀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반응이 너무 당황스러워서, 얼굴을 조금 숙이며 말했다.
"지금 바로 대답할 필요 없다. 몇 년 후라도, 10년, 아니 20년 후라도 괜찮다."
"하지만..."
"아니, 말하지 말거라."
그는 방금까지만해도 가득찼던 자신감을 더 이상 보여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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