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39화
자시가 다 되어 갈 때, 그녀는 바로 소월궁으로 돌아갔다.
궁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자마자, 다섯째가 돌아왔다. 녹주가 그의 옷을 걸어주고, 목여 태감이 차를 준비한 뒤 물러갔다. 기라는 복도 앞의 불을 하나만 남긴 채 모두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우문호는 원경릉을 안고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했다.
"기다리지 말고 피곤하면 먼저 자지 그랬소."
"마침 연구를 확인하려 했소. 일부러 기다린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오. 피곤할 텐데 오늘은 씻지 말고 바로 쉬시오."
하지만 우문호는 고개를 저었다.
"화가 너무 나서 잠이 오지 않소. 그건 그렇고, 아이들에 대한 얘기 좀 해주시오."
그는 침대에 누워 몸을 뒤로 뉘었다. 약간 피곤해 보였지만, 그보다도 화가 난 것 같았다. 평소 아무리 바빠도 오늘처럼 피곤해 보인 적은 없었다.
원경릉은 그의 허리 쪽에 부드러운 베개를 끼워주고, 반쯤 무릎을 꿇은 채 그의 눈썹과 관자놀이를 마사지했다.
우문호는 화를 낼 때면 두통이 자주 생겼다.
"계란이는 어떤가? 워낙 바쁘다 보니 자세히 듣지도 못했소."
그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원경릉을 바라보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마사지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고는 팔을 크게 펼쳐 그녀를 품에 안았다.
"당신도 피곤했을 텐데 그만하시오. 조금 쉬다가, 당신의 어깨를 눌러주겠네."
원경릉은 그의 품에 기대며 웃으며 말했다.
"계란이는 괜찮소.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앞으로 혼사를 하더라도 당신이 좋아하는 자와 하겠다고 했소."
다섯째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피곤함이 말끔히 사라진 것처럼 말이다.
"정말? 정말 그렇게 말했소?!"
"물론이네. 당신은 그녀의 우상이오."
그러자 우문호는 곧바로 기운을 차린듯 허리를 곧게 폈다.
"우상이라. 그렇다면 앞으로 무공을 갈고닦는 것 외에도 책을 많이 읽고 지식을 쌓아야겠군. 우상이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네. 실력이 없으면 아이가 실망할 것 아닌가."
"실력이라..."
원경릉은 그의 품을 떠나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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