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78화
형제가 어젯밤 게임을 하느라 늦게 잤기에, 해가 중천에 떠서야 겨우 눈을 떴다.
그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 듯했으며, 어쩌면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된 걸수도 있었다
원경릉 오빠, 원경주는 야근을 마치고 돌아와 몸을 씻고는 곧장 컴퓨터를 켰다.
그러자 모두가 그의 곁에 몰려들었다.
성적이 발표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몇 차례 새로고침을 했지만, 결과는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환타는 그제야 외삼촌에게 먼저 쉬시라 말하며, 성적이 뜨면 곧장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원경릉 오빠가 막 자리에 누웠을 무렵, 초인종이 울렸다.
소요공이 문을 열자, 그 앞에는 교장과 장 선생이 서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했다.
뒤쪽에서 파지옥이 고개를 빼꼼 내밀며 말했다.
“성적을 같이 보러 왔습니다.”
소요공은 다소 난처해했다.
“부적절한 거 아냐?”
성적이란 건 지극히 사적인 일인데, 학생 집에까지 찾아와 기다리는 경우가 어디 있단 말인가.
혹여 시험을 망쳤다면, 그 수치는 오롯이 누가 감당한단 말인가.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린 소요공은 그들을 돌려보내려 했다.
그러나 주 어르신이 소요공을 밀어내며, 사람들을 안으로 들였다.
교장과 장 선생이 도착하자 모두 분주히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권하고는, 긴장을 감추려 애쓰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잠시 지나가는 길이었는데, 오늘이 성적 발표일이라는 걸 알게 되어 그냥 들러본 것입니다.”
사실 그는 이틀 전부터 입시국에 아는 이를 통해 계속 소식을 캐고 있었지만, 그쪽은 입을 굳게 다문 채 단 한 마디도 흘리지 않았다.
교장과 장 선생이 손에 들고 온 과일 바구니를 책상 위에 놓았을 때, 바로 방 한켠의 컴퓨터를 발견하곤 물었다.
“이제 성적이 떴을 것 같은데요? 확인해보셨습니까?”
교장의 표정에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이번이 아마 성화사립고등학교 역사상 가장 빛나는 순간이 될지도 모르기에,
그는 대학입시가 끝난 그날부터 오늘까지 안절부절 못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이다.
장 선생은 얼굴에 짙은 다크서클을 드리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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