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74화
아버지를 달래는 일에 있어서, 택란은 나름대로 경험이 있었다. 아버지는 항상 부드럽고 다정한 면을 그녀와 어머니에게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문제에 있어서 아버지는 유난히 예민하고 상처받기 쉬웠을 것이다.
사탕이는 서로 마음을 확인한 기쁨에서 빠져나와, 택란의 말을 듣자마자 아버지를 달래러 돌아갔다.
서일은 황제와 함께 반쯤 취한 상태로 방으로 돌아왔다. 요즘 그를 불편하게 하는 일이 많았지만 그런 일조차도 경사로 포장되어야 했다. 그는 곧 후작으로 책봉되어 그만의 저택이 생기게 될 것이다. 관직이 올랐으니, 분명 좋은 일이 아닌가?
딸의 혼담이 오가고 있고, 장래 사위도 괜찮은 사람이니 이것 또한 기쁜 일 아닌가 생각하려고 했다.
하지만 서일은 도무지 기쁘지 않았다. 그는 큰 야망 없이 그저 평온하게 살아가고 싶었을 뿐이다. 서일은 남에게 밀려도 반항하지 않기에, 황제가 어쩔 수 없이 그를 위해 앞장서야 했다. 그리고 작위 책봉은 겉보기엔 자손에게까지 복이 내려가는 일이지만, 그가 원하던 평온하고 한가로운 삶을 잃는 대가도 있었다.
그는 지금처럼 삶이 계속되길, 영원히 변하지 않기를 바랐다.
조금 전 술을 마실 때, 황제가 갑자기 그의 어깨를 툭 치며 한마디 했다. 그 말이 서일의 눈시울을 붉혔다.
황제가 말했다.
“언젠가는 곁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떠나게 된다. 그때가 되면 딸이 시집간 것도 별일이 아니게 될 것이다.”
그는 가끔 말을 너무 단도직입적으로 하는 황제가 정말 얄밉다고 생각했다. 어찌 인생의 진실을 굳이 드러내야 하는가? 서일은 그런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선생도 유생의 성향에 맞게 가르치듯이, 황제도 신하의 성격에 따라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사탕은 직접 아버지를 위해 술을 깰 수 있는 국을 끓여주었다. 서일은 침상에 반쯤 기대어, 눈시울을 붉혔다.
“제 혼사 때문에 아버지께서 어려움을 겪으시거나 마음이 불편하시다면, 저는 평생 시집가지 않겠습니다. 제게는 세상에서 부모님보다 더 중요한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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