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33화
사찰은 한 달도 되지 않아 완공되었다. 돈이 있으면 사람이 움직이고, 속도도 빠른 법이다. 무엇보다 숙왕부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알고, 그것도 금호를 위해 사찰을 짓는 일이라 듣고는, 모두 일제히 몰려들었다.
사찰안에는 금호의 몸이 세워졌는데, 물론 순금으로 만든 것은 아니었다. 숙왕부 사람들은 순금으로 만들면 너무 많은 돈이 들고, 금호의 검소한 성격에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금호의 전신을 유동으로 덮었다. 황동 공예 기술은 이미 매우 성숙하여, 겉으로 보기엔 금과 다름없었다. 적어도 멀리서 보면 똑같았다.
다만 완성 후, 그들은 일제히 한숨을 내쉬며 금호에게 미안하다고 느꼈다. 차라리 유금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금호라면 그럴 자격이 있지 않은가?
만들 땐 있는 힘껏 돈을 아끼려 했으면서, 다 완성하자 값싼 걸 썼다고 후회하고 있었다. 그들의 인생은 늘 이런 모순 속에 있었다. 그러니 슬픔과 죄책감도 겨우 한 끼 식사 시간 정도만 지속되었고, 그들은 이내 떼를 지어 금호를 보러 들어갔다.
어르신들은 금호를 사찰로 데려가 보여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레에 실어 나르는 것 정도는 큰 힘이 들지 않을 거라 여겼다.
이미 말이 나왔으니, 다들 바로 행동에 옮겼다. 숙왕부 어르신들은 즉시 수레를 밀며 궁으로 들어가 금호를 데리고 나왔다.
하지만 거리에 들어서자,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길 양쪽에는 백성들이 빽빽이 모여 있었고, 모두 목을 길게 빼고 밀치며 금호를 보려 했다. 그야말로 발을 뗄 수가 없었다.
이 일은 조정에서까지 회자하였고, 본보기로 삼아 수보가 나라와 백성이 하나가 된 정을 설명했다. 그의 말에 다들 감격하고, 눈물까지 머금었다.
보름날, 원경릉은 일찍이 금호에게 단약을 먹였다.
저녁 식사 후, 우문호와 서일은 둘이 금호를 데리고 궁의 문창각(文昌閣)으로 향했다.
금호의 몸은 무거웠지만, 두 사람은 무공과 내공이 뛰어났기에, 단숨에 5층까지 들고 올라가도 숨이 차지 않았다.
맑은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고, 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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